[미디어펜=나광호 기자]코로나19 백신 접종 등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의 1분기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1.8달러로, 손익분기점(BEP)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각국의 락다운 등으로 글로벌 항공업계 침체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수익성이 높았던 항공유 마진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값·수송비·운영비 등을 뺀 것으로, 국내 업체들의 BEP는 4달러 상당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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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사진=SK이노베이션 |
이를 고려하면 국내 정유사들은 정유부문에서 손해를 입어야 하지만, 오히려 1년 가까이 지속된 적자행진이 그치는 등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정유부문 영업이익을 2000억원대로 보고 있으며, 에쓰오일도 1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산유국들의 생산량 조절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대규모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2일 36.3달러였던 두바이유가 올 2월25일 65.4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서부 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등 국제유가가 30달러 가까이 올랐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폴리프로필렌(PP)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는 등 화학부문 수익성 향상도 실적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한상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도 톤당 186달러로, 전분기 대비 52달러 확대됐다.
최근 정유사 실적의 1등공신 역할을 맡았던 윤활유부문도 여전히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에쓰오일의 경우 3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중으로, SK이노베이션도 20%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11월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를 포함해 SK이노베이션은 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배터리사업에서 1000억원 상당의 손실을 내고도 전분기 대비 5000억원 이상 개선된다는 것이다.
에쓰오일도 같은 기간 2000억원 이상 향상되는 등 3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흑자를 시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은 덕분"이라면서도 "최근 개최된 석유수출국기구 및 산유국 연대체(OPEC+) 총회에서 5월부터 7월까지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하는 등 불리한 방향으로 수급밸런스가 바뀌면 수익성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 진정세로 글로벌 설비 가동률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전기차 시장 확대로 전체 원유 사용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육상용 제품 수요가 감소하는 것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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