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GC녹십자에 대한 기대감 한풀 꺾여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셀트리온에 이어 2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그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코드명 CT-P59)'를 생산하는 모습. 기사와는 무관한 사진./사진=셀트리온 제공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 승인을 허가 받은 업체는 셀트리온을 제외한 11곳이다. 이 중 기존의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에도 쓰일 수 있도록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하는 곳은 7곳이며 신물질로 개발하는 곳은 4곳이다. 아직 임상승인을 허가받기 이전인 제약사도 다수다.

특히 국산 2호 치료제 개발 제약사로 종근당과 GC녹십자가 유력하게 거론됐었지만, 최근 악재를 만나면서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7일 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던 '나파벨탄주(성분명 나파모스타트)''에 조건부 품목허가를 반려했다. 종근당이 제출한 임상 2상 결과만으로는 코로나19 치료 효능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게 그 이유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CG5131A'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GC녹십자가 참여하고 있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얼라이언스가 최근 글로벌 임상 3상에서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전 세계 10개국 60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해왔다. 이 연구는 코로나19 완치자들로부터 얻은 혈장을 분획해 고농도로 농축한 '고면역글로불린'과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를 병용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혈장을 분획해 고농도로 농축한 고면역글로불린이 현재 GC녹십자가 개발하는 혈장치료제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GC녹십자는 글로벌 임상과는 별개로 한국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설계 자체가 달라 결과도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유의미한 연구 데이터를 확보한 이후 식약처에 조건푸 품목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기한은 이달 내"라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지난해 12월 GC5131A 임상 2상 투약을 마무리하고 데이터 분석 단계에 있다. 

대웅제약은 자사의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저력을 다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완료한 임상 2상 시험에서 유효성 주평가변수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모집단 수를 기존 80명에서 1000여 명으로 늘려 추가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지만 단기간 내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양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실패를 인정했다. 이 회사는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지만 이 약물이 표준 권장 치료보다 우수한 효능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이 밖에도 신풍제약, 부광약품, 동화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이뮨메드, 녹십자웰빙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저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사용 중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와 조건부승인을 받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의 '나파벨탄주'가 식약처 조건부 품목허가 심사에서 반려된 이후 제약사들 모두 연구 데이터 확보 과정에서 신중해졌다"며 "기대를 모았던 혈장치료제 역시 글로벌 얼라이언스에서 부정적인 소식이 들리면서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라 연내 2호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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