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소재부문 5월 업황 전망 PSI 하락세 지속…장비부문 4개월 만에 하락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능성 검토·수출시장 다변화·기업활력 제고 등 필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성장률 -3.3%를 기록하는 등 침체됐으나, 한국(-1.0%)은 제조업이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면서 실업률 증가폭도 G7 국가 평균의 15% 수준에 머무는 등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5일 '한국 제조업 경쟁력, 코로나19 경제위기의 버팀목'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가 발표하는 세계 제조업 경쟁력 지수(CIP)에서 독일·중국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내수 확대를 통한 성장방어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 이같은 현상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511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했다. 이는 역대 4월 수출 1위로, 1~4월 누적 수출도 2018년을 제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부산신항 항공사진/사진=부산항만공사


품목별로도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석유제품 등 15대 주력품목의 실적이 모두 개선됐으며, 2018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중국·유럽연합(EU)을 비롯한 9대 주요 지역으로의 수출이 늘어났다.

산업부는 지난해 기저효과 영향(25.6%)이 있으나, 일반기계·석유화학·석유제품·섬유 등 중간재 품목이 정상궤도로 진입하면서 수출 증가율이 이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5개월 연속 해당월 역대 1~2위에 달하는 기록을 냈으며, 일평균 수출도 7개월 연속 확대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산업연구원이 업종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월 업황 서베이 지수(PSI)가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하는 등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황 부진까지는 아니지만,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ICT·소재부문의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장비부문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휴대폰·화학·자동차·기계를 중심으로 경고가 나오고 있다.

   
▲ 국내 제조업의 세부 업종별 업황 전망 PSI/사진=산업연구원


이같은 난관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능성 및 방향에 대한 검토 △수출시장 다변화 △기업활력 제고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폐지를 비롯한 규제개혁으로 산업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의 신산업 발굴 및 인수합병(M&A)에 차질이 빚어지고, 국내로 진입하는 외국기업들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 등 경쟁력 향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에 대한 볼멘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생산,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등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정책을 추진하는 탓에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2018년말 시행된 신외부감사법도 감사시간·비용 문제를 가중시키는 등 경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305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감사보수가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이 83%로 나타났으며, 주기적 지정감사 등이 해외에서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언급됐다.

이와 관련해 정도진 중앙대학교 교수는 "현재 지정감사제는 기업에 선택권을 부여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감사인을 지정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기업들은 높은 감사비용을 감수하는 가운데 충분히 감사품질을 제고할 능력있는 감사인이 지정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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