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후보자 중흥건설·DS네트웍스,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
[미디어펜=이동은 기자]대우건설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토목·플랜트 사업 부문 축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수 후보자 모두 국내 주택건축에 주력하고 있어 토목·플랜트 부문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인수자금 회수를 위해 수익성 높은 주택건축 부문을 확대하고 나머지 부문을 축소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노조는 최근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 절차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가 지분 50.75%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가격 조정 요구에 재입찰을 하는 등 밀실·특혜 매각이라는 주장이다.

   
▲ 대우건설 부문별 매출액·영업손익./자료=대우건설 사업보고서


특히 대우건설 노조는 인수 후보자들과 관련해 임직원들이 토목과 해외 플랜트 등의 사업 부문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지난 3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토목·플랜트 사업 부문 임직원들의 매각 후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 토목·플랜트 부문이 불황인 가운데 인수 후보자가 해당 사업 분야를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주택건축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우려다. 심 위원장은 “인수하게 되는 기업이 인수자금을 회수하려고 할 텐데, 지금 업황이 좋지 않은 토목과 플랜트 사업 부문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대우건설의 토목·플랜트 임직원 수는 줄어들고 있다. 토목사업 부문 임직원 수는 2019년말 1014명에서 지난해말 1012명, 올해 1분기말 989명으로 줄었다. 플랜트 부문도 2019년말 1166명에서 지난해말 1069명, 올해 1분기말 990명으로 축소됐다.

중흥그룹은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을 통해 국내 주택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토목공사도 수행하고 있지만, 플랜트나 해외 사업에서의 경험은 부족하다. 국내 주택 개발 사업을 바탕으로 성장한 DS네트웍스도 해외·플랜트 사업 경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 대우건설 부문별 수주잔고./자료=대우건설 사업보고서

대우건설의 지난해 기준 토목 부문 매출액은 1조4827억원, 플랜트 부문 매출액은 1조542억원이다. 주택건축 부문 매출액 5조831억원보다는 적은 규모지만,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토목과 플랜트 부문에서 여전히 영업 손실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손실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 토목 부문 영업 손실은 2018년 648억원에서 2019년 1797억원으로 확대됐지만, 지난해 490억원으로 줄었다. 플랜트 부문도 2018년 1060억원 손실에서 2019년 1494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924억원으로 축소됐다. 

대우건설은 토목과 플랜트 부문에서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자신하고 있다. 기존에 손실이 발생했던 프로젝트들이 마무리되고 있으며, 수익성 높은 신규 토목·플랜트 사업을 선별 수주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의 토목 부문 수주 잔고는 2018년 4조9936억원에서 2019년 5조1959억원, 지난해 7조3460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플랜트 부문도 2018년 2조4866억원, 2019년 2조8274억원, 지난해 2조5900억원의 수주 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라크 알포 신항만 후속공사,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 7, 싱가포르 주롱 도시철도공사 등 해외에서 6조원에 육박하는 신규 수주를 올리기도 했다. 양질의 해외 수주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매각될 경우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다만 인수 후보자인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는 모두 대우건설이 우려하는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우건설의 사업 구조와 구성 등을 유지하면서 시너지를 낼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우려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재무적투자자(FI) 없이 전략적투자자(SI)로 그룹 자본으로 인수에 나서는 만큼 장기적으로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DS네트웍스 관계자도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대우건설의 기존 업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재무적이나 사업 운영 측면에서 서포트하는 것이 DS네트웍스의 역할이다”며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우려하는 조직개편이나 구조조정 등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건설 매각 관련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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