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올 시즌 최악의 피칭을 하고 조기 강판 당했다. 토론토 타선이 분발해 역전승을 거둠으로써 패전은 면했지만 에이스의 자존심은 많이 구겨졌다.

류현진은 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회도 못 마치고 강판됐다. 류현진의 이날 투구 성적은 3⅔이닝 10피안타 1볼넷 1탈삼진 7실점.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3⅔이닝 투구는 엉덩이 통증으로 자진 강판했던 지난 4월 26일 탬파베이 레이스전과 같은 시즌 최소 이닝 타이 기록이며, 한 경기 10개의 안타를 맞은 것은 7월 25일 뉴욕 메츠와 원정경기에서 기록한 시즌 최다 피안타 타이 기록이다. 7실점 역시 6월 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과 같은 시즌 최다 실점 타이에 해당한다.

류현진의 이날 투구수는 76개, 평균자책점은 3.22에서 3.62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2-4로 뒤진 4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패트릭 머피로 교체됐다. 마운드에 있는 동안에는 4실점만 했으나 구원 등판한 머피가 연속 안타를 맞고 류현진이 남겨둔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들여보내 류현진의 자책점이 7점으로 늘어났다.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유력해 보였지만 토론토 타선이 차근차근 추격한 끝에 9-8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류현진의 패전은 막아줬다. 시즌 성적 11승 5패는 그대로 유지했다.

1회초만 해도 내야땅볼 1개와 외야뜬공 2개로 간단히 삼자범퇴로 끝내 11승째를 올렸던 앞선 4일 클리블랜드전 호투(7이닝 2실점)의 기세를 이어가는가 했다. 

토론토가 1회말 코리 디커슨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 1-0 리드를 만들었는데 류현진이 곧바로 2회초 역전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라파엘 데버스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뒤 J.D. 마르티네스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케빈 플라웨키에 좌전 적시타를 맞아 역전 점수를 내줬다. 

안정을 찾지 못한 류현진은 이후에도 안타 2개를 더 맞고 추가 실점해 2회초에만 3실점했다.

3회초도 불안했다.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에 몰린 다음 1아웃을 잡았으나 플라웨키에게 다시 좌중간 2루타를 맞아 1-4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1사 2,3루 위기가 이어졌는데 삼진과 내야 뜬공으로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토론토가 3회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해줬으나 류현진이 4회초에도 난조를 보이며 무너졌다.

선두타자 제이렌 듀란에게 안타를 맞았고, 2사 후 젠더 보가츠를 내야안타, 라파엘 데버스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몰렸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의 구위와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고 보고 일찍 교체를 결정했다.

하지만 마운드를 이어받은 패트릭 머피는 연속 안타로 류현진의 책임주자를 다 홈으로 들여보낸 뒤에야 남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4회초를 마쳤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2-7로 뒤졌던 토론토는 5회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투런포로 추격을 시작했다. 6회초 보스턴이 1점을 달아났지만 토론토가 7회말 2점을 더 뽑아 6-8로 따라붙었다. 

이어 8회말에는 2사 1,2루에서 조지 스프링어가 3점홈런을 작렬시켜 9-8로 극적인 뒤집기 승리를 완성했다. 류현진의 패전을 면하게 해준 스프링어의 역전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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