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 국내 기업에서 지난 2월 국산 1호 치료제로 승인 받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정부 지원을 더욱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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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생산 모습./사진=셀트리온 제공 |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셀트리온을 포함해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대웅제약, 종근당, 부광약품, 신풍제약, 뉴젠테라퓨텍스, 이뮨메드, 제넥신, 녹십자웰빙, 샤페론, 동화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엔지켐생명과학, 텔콘RF제약 15곳이다.
이들 중 대웅제약과 종근당이 유일하게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했다.
종근당은 지난 3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 중인 CKD-314(성분명 나파모스타트)에 대한 식약처 조건부허가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후 임상 3상 시험을 거쳐 정식 승인을 받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종근당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임상 3상 승인을 받고 환자를 모집하는 중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임상 3상 완료를 지금 시점에서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해외국가 보건 당국의 임상 시험 승인 상황에 따라 가닥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기존 췌장염 치료제 'DWJ1248(성분명 카모스타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경증 및 중등증 환자 치료를 위한 코비블록 2b상 탑라인을 발표했지만 1차 평가지표인 '임상적 증상 개선 기간 단축'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침이나 호흡곤란 증상 개선 시간은 빠르게 단축시키는 결과를 확인했다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임상시험의 전체 결과를 토대로 정부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건부허가 또는 후속 임상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부광약품은 B형 간염치료제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61명의 코로나19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레보비르 투여군이 위약군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 경향을 확인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에 부광약품은 별개로 진행 중이던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 104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바이러스 감소를 1차 평가변수로 설계해 유의성을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부광약품은 해당 연구의 탑라인 결과를 다음달 말에서 10월 초 사이 발표할 계획이다.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풍제약은 임상 2상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시키는 데 실패했다. 다만 신풍제약 관계자는 "임상 2상에서 피라맥스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대한 근거와 전반적인 임상지표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통계학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못한 지표는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최대한 신속히 확증하는데 전사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유일하다. 국산 치료제로는 렉키로나뿐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에 대한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 이후 국내 정식 품목허가를 추진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서 월등히 앞서가고 있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지원 환경과 체제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봉민 의원(부산 수영구)실이 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임상지원 공모결과'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예산 예산은 총 627억원이다.
이는 미국 보건복지부가 최근 코로나19 경구용(먹는약)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투자하기로 한 금액 32억달러(3조6000억원)의 1.7% 그치는 금액이다. 한국의 경우 연구개발비 지원 예산도 적은 데다가 올해 집행된 금액은 43% 271억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원 예산의 집행률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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