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연료전지 생산설비 구축…수소차 충전 등 모빌리티 인프라 조성 박차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각국이 탄소중립 정책을 발표·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이 수소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지속가능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 생태계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수소 인프라 구축 △수소 공급·운영사업 개발 △해외 암모니아 및 수소 도입·유통사업 등을 함께하고, 고효율 수소 연료전지 공급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실증 및 선제적 공동투자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디젤과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소싱 및 마케팅 분야 협력체계도 갖추기로 했다.

   
▲ 류열 에쓰오일 사장(왼쪽)과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이 17일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 사옥에서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은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와 협력,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를 활용한 사업 및 액화수소 생산·유통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서울 시내 복합수소충전소 도입도 검토 중으로, 버스·트럭의 수소충전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관련 업계가 추진하는 특수목적법인(SFC) 코하이젠에도 동참하고 있다.

차세대 연료전지 벤처기업 FCI에 초기 투자를 단행, 지분 20%도 확보했다. FCI는 40여건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특허를 보유한 업체로, 2027년까지 최대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100MW 이상의 생산설비를 조성하고 그린수소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통해 수소 밸류체인에 탑승하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계열사(현대오일터미널) 지분 90%를 매각해 실탄을 확보한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안으로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으로,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 고순도 수소 정제설비도 지은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과 실증 테스트를 진행한 뒤 2023년 제품을 양산한다는 방침으로, 2030년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연매출 5000억원·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올린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특히 기체 확산층과 전극 분리판 등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 전반을 포괄하는 단위셀 사업과 건물·중장비용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 진출도 모색하는 중으로, 2030년까지 전국에 수소차 충전 네트워크 180개도 지을 예정이다. 수소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를 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 등으로 재활용하는 블루수소 체계도 마련했으며, 한국남동발전과 수소연료전지발전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 충남 서산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고순도 수소 정제설비/사진=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소 인프라에 수소충전소 등을 더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를 본격화하는 중으로, 한국동서발전과 2023년까지 1000억원을 들여 전남 여수에 15WM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도 짓기로 했다. 이 발전소는 GS칼텍스 여수공장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사용, 약 5만가구가 사용 가능한 전기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가스공사와 2024년까지 세계 최초 액화천연가스(LNG) 냉열을 활용한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연산 1만톤 규모로, 완공에 맞춰 수도권·중부권에 액화수소 수십곳도 갖추기로 했다. 현대차와도 서울 강동구에서 복합에너지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제주도에 수소충전소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SK E&S가 인천에서 건설할 연산 3만톤 규모의 수소 액화플랜트에 부생수소를 공급하는 등 그룹차원의 사업에 협력하는 중이다. 아울러 주유소 인프라 등을 '그린 플랫폼' 개념으로 전환, 수소 등을 생산·판매하는 에너지솔루션사업과 친환경차 대상 구독 모델 도입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도 산학연 공동연구법인에 출자 형태로 참여하는 등 UNIST와 협력, CO2를 활용한 전기·수소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물에 CO2를 넣은 뒤 전기화학 반응을 거치는 방식으로, CO2 전환효율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수익성과 친환경성을 잡으려는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지만, 신사업 진출로 탈정유 등 기존 사업부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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