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29·토트넘)은 역시 남달랐다. 2년여 만에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게 된 것을 '특혜'라고 하면서, 선전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9일 오후 입국해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로 입소했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11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갖는다. 이어 카타르로 날아가 이라크와 원정 6차전(한국시간 17일 0시)을 치른다.

손흥민은 이번 2연전을 위해 여느 때와 다름없이 소속팀 토트넘 경기를 마친 후 장거리 비행을 한 끝에 이날 대표팀에 합류했다. 다른 대표팀 동료들은 대부분 8일 소집됐으나 손흥민과 김민재(페네르바체), 황인범(루빈 카잔) 등 유럽파 3명은 소속팀 주말 경기 일정 때문에 하루 늦게 이날 도착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은 특히 UAE와 홈 경기를 모처럼 100%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치르게 된 데 대해 남다른 감회를 나타냈다. 그는 "정말 설렌다. 영국에서도 열정적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경기장에 찾아와 응원해주는데 매번 새로운 경험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경험이고 특혜"라고 밝혔다.

이어 "2년이 짧은 시간이 아니다. 많이 기다려왔다"며 "팬들도 (축구대표팀 경기 직관을) 많이 기다리셨을 거로 생각한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잘 이끌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숙제"라고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한국-UAE전은 '위드 코로나' 방침으로 관중 입장 제한이 풀려 100% 관중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관중석을 채운 채 A매치 경기가 열리는 것은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전 이후 약 2년 만이다. 하지만 E-1 챔피언십 때는 손흥민 등 유럽파들이 불참했고, 손흥민이 홈 관중들로 가득 찬 가운데 국내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2019년 10월 10일 스리랑카와 월드컵 2차예선 이후 2년1개월 만이다.

오랜만에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경기를 하게 됐지만 사실 손흥민은 매우 피곤한 상태다. 또 한국 도착 이틀만에 제대로 휴식도 못하고 동료들과 단 하루 훈련한 다음 UAE전에 출전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손흥민은 "나라를 대표해서 오는 건 언제나 영광스럽다"며 "피곤하다는 건 핑계다. 잘 준비해서 많은 팬이 오시는 만큼,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책임감을 강조했다. 

손흥민에게서는 역시 대표팀 주장의 품격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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