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광주에서 상징성이 깊은 세가지 장소 방문
5.18 묘지 참배 "광주의 피가 민주주의 꽃 피워"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0일 호남의 심장인 광주를 전격 방문해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른바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재차 사과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에서 상징성이 깊은 세가지 장소를 방문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뜻을 기렸다. 악화된 호남 민심을 달래고,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마지막 일정으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저는 40여년 전 오월 광주 시민들이 대민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 10일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을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지자들 사이로 이동하고 있다. 2021.11.10[공동취재]/사진=연합뉴스

특히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되었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 피웠다"고 높이 평가했다. 

윤 후보는 "그러기에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오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서 염원하시는 국민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고 여러분께서 쟁취하신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5·18 민주묘지에서 진정성을 담아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참배를 막으려는 광주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이 '저지선'을 구축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윤 후보가 참배를 위해 지나가야하는 묘역 앞 계단 앞에 저지선을 만들어 온몸으로 막았다. 이에 윤 후보는 당초 계획했던 묘역 앞에까지는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전라남도 화순군에 위치한 고 홍남순 변호사 생가를 방문했다. 지난 2006년 별세한 홍 변호사는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학살에 항의하며 행진하다 내란수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기도 했다./사진=윤석열 캠프 제공

이에 앞서 윤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첫 일정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이끈 고(故) 홍남순 변호사의 생가를 찾아 유족 및 종친인사들과 차담회를 가졌다. 유족들은 “대선 후보 중 첫 방문”이라며 환대했다.

지난 2006년 별세한 홍 변호사는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학살에 항의하며 행진하다 내란수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기도 했다.

윤 후보는 고 홍남순 변호사와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진 조비오 신부님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조 신부님의 막내동생에게) 홍남순 변호사와 조비오 신부가 5·18 당시 같이 내란죄로 구속돼 얼마나 고생했는지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정의로운 일을 했는데 실제로 하나님이 계신다면 왜 우리가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것이냐'는 (홍 변호사님의) 물음에 조 신부님이 '다 하나님 뜻이, 잘 인내하고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고 했다.

유족들은 "광주 전남인들이 (윤 후보님에 대한) 이미지를 조금 다르게,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그러니 힘을 가지시고 열심히 해달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에게 책 ‘영원한 재야, 대인 홍남순’과 ‘명성황후 평전’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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