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모처럼 시원하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확 끌어올린 승리이기도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원정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전반 이재성(마인츠)이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손흥민(토트넘)의 추가골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쐐기골이 터져나오며 완벽한 승리를 합작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승점 3점을 추가한 한국은 승점 14(4승2무)가 됐다. 이란이 이날 시리아전에서 이기면 승점 16(5승1무)이 돼 한국은 그대로 조 2위에 머무르지만,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에는 더욱 가까이 다가섰다. 조 3위였던 레바논이 UAE에 0-1로 져 승점 5에 머무르며 4위로 떨어졌고, 3위로 올라선 UAE의 승점도 6밖에 안된다. 한국과 UAE의 승점 차는 8점이어서 여유가 많이 생겼다.  

벤투 감독은 지난 11일 UAE전(한국 1-0 승리)과 똑 같은 멤버들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최전방 공격수로 조규성(김천상무)을 내세우고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이재성(마인츠)을 2선에 배치했다. 중원에서는 황인범(루빈 카잔)과 정우영(알 사드)이 호흡을 맞췄고, 포백은 김진수(전북 현대) 김민재(페네르바체) 권경원(성남FC) 이용(전북)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지켰다.

한국이 경기를 지배했다. 정교한 패스워크와 측면 및 중앙 돌파로 몰아붙였고, 이라크는 대부부이 수비에 가담하며 지키기에 급급했다.

전반 32분 한국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출반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우측으로 오버래핑하는 이용을 보고 스루패스를 내줬고 이용이 치고들다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뛰어든 김진수가 상대 수비의 방해로 넘어지면서도 집중력을 보이며 오른쪽에 있던 이재성 쪽으로 볼을 보내줬다. 이재성이 놓치지 않고 슛을 때려 이라크 골문을 열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공수를 오가며 부지런히 뛰어 체력 소모가 많았던 이재성은 제 몫을 해낸 후 후반 20분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교체돼 물러났다. 정우영 교체 투입도 효과 만점이었다.

후반 24분 한국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손흥민이 내준 공이 정우영을 거쳐 골문 근처에 있던 조규성에게 향했다. 이라크 수비가 다급하게 태클로 저지하려다 조규성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비디오판독(VAR)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손흥민이 나서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었는데, 손흥민이 킥을 하기 전 정우영이 먼저 박스 안으로 뛰어든 것이 확인돼 골이 취소되고 재차 킥을 하게 됐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침착하게 다시 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의 A매치 통산 30호 골이었다.

후반 33분에는 한국의 세 번째 쐐기골이 '훈훈하게' 만들어졌다. 손흥민이 수비를 제치고 슛 찬스를 잡았지만 슛을 때리지 않고 좌측에 있던 황희찬에게 패스했다. 황희찬도 충분히 슛을 때릴 수 있는 위치였지만, 옆에 있던 정우영에게 연결해줬다. 정우영이 오른발 강슛을 날려 이라크 골네트를 출렁였다.

정우영은 선배들의 양보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다. 그렇게 한국의 3-0 승리도 결정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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