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등 대규모 수주 잇따라…무기체계 수출,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수입 상회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중동과 유럽 및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노르웨이 수출형 모델 K2-NO 전차가 최근 현지에 도착했다. K2-NO는 독일 레오파드 2A7과 경쟁 중으로, 조단위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 K-2 흑표 전차/사진=현대로템
56톤 중량의 K-2는 55구경장 120mm CN08 활강포를 비롯한 무장을 갖췄고, K2-NO는 노르웨이 콩스버그의 전장관리체계와 원격 조종 기관총 및 이스라엘의 능동방어체계 등으로 성능을 높였다.

노르웨이는 레오파드 2A4 52대를 대체하기 위해 K-2 흑표 등 3.5세대 전차 9종 비교한 바 있으며, 이르면 올 1분기 안으로 모델을 선정하고 최대 200여대를 도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로템은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등을 앞세운 마케팅을 전개하는 중으로, K-2PL 모델로 폴란드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도 T-72 전차 대체를 위해 K-2 등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부유럽 국가들이 지상군 전력을 강화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지역으로 러시아가 팽창을 시도하는 까닭으로 풀이된다. 넓은 평야를 비롯해 전차전이 벌어지기 좋은 지형이 펼쳐진 탓에 경전차 또는 구형 모델만 운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술가의 낙원'으로 불리는 중동에서는 이집트가 K-2를 대량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M-60A3과 T-55 등 노후화된 전차를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포 자체의 화력을 중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는 8번째로 K-9를 도입하는 국가로도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는 지난해 글로벌 무기 수입 규모 3위를 기록할 정도로 군 현대화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으며, K-10 탄약운반장갑차도 함께 수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사진=박수현 수석 페이스북

아랍에미리트(UAE)도 4조원 규모의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Ⅱ' 도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UAE는 이스라엘과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는 등 이란과의 갈등에 대비하는 모양새로, 계약이 성사되면 국내 방위산업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이 이뤄지게 된다.

천궁-Ⅱ는 교전 통제기술과 다기능레이더(MFR)의 탄도탄 추적기술이 담긴 것으로, 전방 날개 조종형 형상설계 및 연속 추력형 측추력 등의 기술도 적용됐다. 업체별로 보면 한화디펜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4000억원·1조2000억원, LIG넥스원은 2조원 상당을 수주할 전망이다.

호주에서는 한화디펜스의 AS-10 레드백이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와 최종 경쟁을 펼치고 있다. 레드백은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IFV)로, 수출에 성공할 경우 지난달 계약이 체결된 K-9·K-10에 이어 호주에서만 6조원 규모의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동남아·중남미·동유럽에서 FA-50 경공격기 등 국산 항공기 비즈니스를 타진하는 중으로, LIG넥스원도 유도무기를 비롯한 주력 제품을 앞세워 미주 지역에서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산 무기체계 수출이 5조원을 돌파하는 등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수입을 넘어선 것은 높은 가성비와 수출대상국과의 원만한 파트너십 덕분"이라며 "신흥국을 중심으로 무기체계 새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을 활용하면 2016~2020년 전세계 무기 수출 9위에 오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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