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감산 속 지난해 영업익 9조2000억원…2차전지소재·상사 경쟁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포스코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76조4000억원·영업이익 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2.1%·283.8% 오른 것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70조원·영업이익 9조원대를 시현했다. 

   
▲ 포스코 광양제철소 1고로./사진=포스코그룹

1분기부터 2018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분기에는 2조원을 넘어섰다. 3분기에는 3조원을 상회하는 등 시장 전망치를 5000억원 가량 뛰어넘으면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4분기의 경우 업황 둔화 및 유연탄값 인상을 비롯한 악재가 발생했으나, 매출 21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2조4000억원 상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9조9000억원·6조6000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철강부문 수익성 급증이 이같은 현상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1분기의 경우 1조7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분기에는 판매값·판매량 증가가 원료값 상승을 상쇄하면서 1조6080억원으로 올라섰다. 3분기에는 2조3000억원으로 더욱 증가했다. 크라카타우 포스코 등 해외법인도 자동차·가전향 수요 회복에 힘입어 지원사격에 나섰다. 

업계는 중국이 탄소중립·전력난 등의 이유로 진행한 감산과 조선향 후판값 협상에서 거둔 소기의 성과가 실적 향상을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600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철강 판매량·단가 상승의 수혜를 입었고,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전기차부품을 비롯한 신사업 경쟁력도 끌어올리는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를 비롯한 글로벌 2차전지소재 시장이 확대되는 흐름을 활용, 분기당 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및 노르웨이 모로우배터리 등과 손잡고 선진국 전기차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그룹은 최근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 '미래기술연구원'을 오픈, 인공지능(AI)과 2차전지소재 및 수소·저탄소에너지 등 신성장동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수소의 경우 블루·그린수소를 중심으로 글로벌 탑10 생산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으로, 철강사업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로 업계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네온(Ne) 생산설비 기술을 국산화하고, 광양제철소에서 산소공장에서 첫 제품을 출하하기도 했다. 네온은 공기 중 0.00182% 포함된 희귀가스로, 반도체 노광공정에서 사용되는 엑시머 레이저 가스의 원재료다. 이번 설비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전문업체 TEMC와 협력한 결과로, 고순도 네온 기준 연산 2만2000Nm3 규모로, 국내 수요의 16% 가량을 충족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강소기업과 함께 제논·크립톤 생산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 1600억원에서 2023년 28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국내 희귀가스 시장을 공략하고, 산업생태계 내 수입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광석값 인하가 반영되면 철강부문 수익성이 반등할 것"이라며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전환을 둘러싼 논란이 있으나, 신사업을 비롯한 비철강부문의 사업성을 인정받는 등 기업가치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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