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중국 남녀 축구 대표팀이 극과 극 행보를 보이자 중국 축구팬들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나타났다. 남자 대표팀은 비난과 조롱 폭격을 맞고 있으며, 여자 대표팀은 극찬을 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7일 중국 남녀 축구대표팀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6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결승전이 끝난 직후부터 쏟아져 나온 반응들이다.

중국 여자대표팀은 한국과 결승전에서 전반 먼저 2골을 내주고도 후반 3골을 몰아넣으며 3-2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준결승에서 중국은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눌렀다. 연이어 극적인 승부를 벌인 끝에 중국은 2008년 베트남 대회 이후 14년만에 통산 9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여자대표팀이 이렇게 승전보를 전한 반면 중국 남자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수모를 겪었다. 8차전에서 한 수 아래로 여긴 베트남에도 1-3으로 패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이 사라졌다.

   
▲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웨이보 등 SNS를 통해 중국 축구팬들이 "(여자 아시안컵 우승) 축제의 순간에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제발 중국 축구에서 쓰레기같은 남자 대표팀을 쫓아내 달라", "(남자대표팀은) 모든 것을 누리고 자랐지만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아들, (여자대표팀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지만 희망을 안긴 딸" 등 남녀 축구 대표팀을 비교하며 남자대표팀을 조롱하는 게시물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남자대표팀이 베트남에 패하는 경기를 TV로 보던 축구팬이 화가 나 TV를 박살내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한 축구팬은 남녀를 상징하는 픽토그램에서 남성의 머리에 해당하는 동그라미를 떼어내 여성의 발밑에 놓인 축구공으로 묘사한 이미지를 게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중국은 '축구 굴기'를 내세웠지만 남자 축구는 세계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축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이번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또 다시 실패했다. 축구팬들은 대표팀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분노의 목소리로 들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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