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글로벌 시장 1조달러…수출경쟁력 확보·신성장동력 육성·산업기반 고도화 필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 및 누리호 발사 등으로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차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산업 시장은 2020년 4687억달러(약 560조원)에서 2030년 9462억달러(약 1131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중 민항기가 4009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부품 및 장비 △정비(MRO) △군용기 △무인기 △도심항공교통(UAM)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3710억달러(약 444조원)으로 집계된 우주부문도 우주여행·광물탐사·저궤도 통신위성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2030년 1조4000억달러(약 1646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뉴 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위성간 융복합 솔루션 개발 등을 위해 KAIST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ASTI)와 초소형 위성 및 에어 모빌리티 핵심기술도 개발하는 중으로, 수리온 헬기 기반의 UAM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화그룹에서는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스페이스허브'를 중심으로 인공위성 핵심기술 국산화 및 에어모빌리티 기체 '버터플라이' 개발 등을 이어가고 있고, LIG넥스원도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 등 이같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업계는 한국이 글로벌 항공우주 시장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소형무장헬기(LAH)와 보라매를 비롯한 국산항공기 및 UAM 기체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 등 수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연구기관-산업체간 기술 교류 부족으로 시너지 창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으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을 기관도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련 정책을 주관하는 정부부처가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 등으로 나눠진 탓이다. 

이와 관련해 정헌주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은 '항공우주력의 기회와 도전, 새 정부의 과제'라는 주제로 지난 17일 연세대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부처이기주의를 타파하고,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책사업 발굴 및 수행이 진행돼야 한다"면서 "핵심 인력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특히 "ICT를 비롯한 4차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산업기반을 고도화하고, 항공기 엔진 등 핵심기술 국산화도 필요하다"며 "실패를 용인하는 제도를 구축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임범 전 특전사령관은 "동체·날개 보다 항전 소프트웨어 시장이 커지고 있어 여기에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공군 정비 인력도 늘려야 한다"면서 "MRO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성장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17일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김형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스핀오프가 미국 기술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들어 한국에서도 업체가 단순 생산을 넘어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등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공우주 분야를 민간이 이끄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렸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정부 주도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는 것이다.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도 "국내 업체·산업이 성장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방과학연구소(ADD) 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민간에 이전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 역시 "항공우주에는 민·군 경계가 없다"면서 "국내 항공우주개발은 체계통합업체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개발에 뛰어든 국내 기업이 전세계 업체 중 0.006%에 그치는 등 민간의 참여도가 낮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시장 진입을 촉진할 수 있는 형태로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며 "누리호에 10년간 투입된 예산이 2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정부차원의 지원이 약했던 것도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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