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강 전 회장, 공식 퇴임 3년 만에 사내이사로 컴백
교촌, 6개 부문에 각 대표 선임…소진세 영향력 약화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직상장한 교촌에프앤비의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이 회사로 돌아온다. 현재 소진세 회장의 장악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1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이달 말 열릴 주주총회에 권원강 전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공시할 예정이다. 

   
▲ 교촌에프앤비 권원강 창업주는 15일 교촌 창립 31주년을 맞아 상생기금을 사재로 출연했다./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권 전 회장은 2019년 3월 교촌 창립 28주년 기념식에서 경영 퇴임을 공식 발표했다.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사내이사 선임으로 3년 만에 복귀하는 셈이다. 

이날 권 전 회장은 창립 31주년 기념사를 발표하고 공식적인 외부활동을 시작했다. 가맹점 및 협력 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상생기금 330억 원도 사재 출연했다. 

교촌은 권 전 회장 컴백과 동시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는 총괄 대표이사가 진두지휘하는 체제였다면, 전체 조직을 업무연관성에 따라 6개 부문으로 나누고 각각의 대표를 선임한다는 것이다. 가맹사업과 신사업, 마케팅 등 부문별 규모에 따라 대표들의 직급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영역별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총괄 대표이사도 교체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어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았던 조은기 대표이사를 1년 만에 해임했다.  

소진세 회장 단독 체제가 됐지만, 창업주인 권 전 회장의 컴백과 부문별 각자 대표 체제 등으로 소 회장의 회사 장악력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지난 3월11일 경기도 오산 교촌에프앤비 본사 강당에서 교촌에프앤비 소진세 회장(가운데)이 창립 3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임직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업계는 소 회장의 독선적인 조직 운영방식에 따른 내부 불만이 창업주 컴백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권 전 회장은 노점상, 택시기사 등으로 일하다가 40세에 이르러서야 교촌치킨을 시작해 회사를 키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포용력 있는 ‘유비형 리더십’으로 사내 인망이 두터웠다. 

반면 소 회장은 ‘1인 보스의 리더십’에 가깝다. 탁월한 성과를 이끌어 내지만, 실적 압박에 따라 조직문화는 경직됐다. 

실제로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연매출 5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이 예상된다. 보통 실적 악화를 문제 삼아 이뤄지는 대표이사 교체와 조직 개편이 이번에는 호실적 직후 단행되는 셈이다. 

이날 권 전 회장은 교촌에프앤비 창업주로서 창립 31주년 기념사를 발표하고 “지금의 교촌은 전국의 모든 가맹점 사장님들과 협력업체 등 교촌 가족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이므로, 성과의 결실도 함께 나눠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앞으로 모두가 함께 동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기꺼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도 “올해를 교촌이 새롭게 시작하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본사와 가맹점, 협력사 등 교촌 가족들과 함께 100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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