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미디어펜=이서우 기자]30여년 만에 두 번째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문을 연다. 앞서 서울 잠실 롯데월드가 우리 귀에 익숙한 테마송 "꿈의 나라, 모험의 세계"처럼 소비자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면, 부산 롯데월드는 상상만 했던 꿈의 나라를 IT기술 등을 접목해 현실에 구현했다.

   

지난 25일 부산시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테마파크 존에 위치한 롯데월드 부산을 찾았다. 이날 먹구름이 잔뜩 끼어 알록달록한 인테리어 색감을 제대로 눈에 담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롯데가 롯데월드 부산을 야외 테마파크로 고집한 것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롯데월드를 하나 더 만든 것이 아니라, 롯데월드 부산만의 정체성이 있는 콘셉트를 구상했다는 설명이다. 

◇로리여왕이 다스리는 동화 속 왕국 

롯데월드 대표 캐릭터 '로리'부터 달라졌다. 기존 로리가 빨간 원피스를 입은 어린아이였다면,  롯데월드 부산의 로리는 분홍색 드레스에 왕관을 쓴 '여왕님'으로 진화했다. 캐릭터처럼, 롯데월드도 놀이공원에서 복합테마파크로 성장했다. 

실제로 롯데월드 부산은 어트랙션(놀이기구) 17개 보다 식음료 시설이 27개로 훨씬 더 많다. 중화요리 4대 문파 유방녕 셰프의 중식당에서는 해양도시 부산답게 쭈꾸미 등 각종 해산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짜장면을 맛볼 수 있다. 이외에도 대만 명물 요괴 아이스크림, 노르웨이 브라운치즈 와플, 남도분식 등 특색 있는 음식점들이 포진했다.  

쇼핑 시설도 12곳이나 된다. 기념품 매장은 액세서리와 캐릭터 별로 세분화했다. Z세대 사이에 유행 중인 즉석 포토 스튜디오도 만들었다.  

소비자가 머물고 싶은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를 지향하는 유통업계 트렌드를 반영했다.  소비자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인근 롯데아울렛 등 쇼핑시설과의 상호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관광·쇼핑·의료 롯데타운 기대 

전 세계 통틀어 단 3곳에 있는 놀이기구도 롯데월드 부산에 있다. '자이언트 스플래쉬'는 국내 첫 선을 보이는 워터코스터로 높이 44.6m에서 2000톤(t)의 물이 담긴 수로를 향해 100㎞/h로 급하강한다. 

역시 국내 최초 도입한 '자이언트 디거'는 론치형(launched system) 롤러코스터다. 기존 롤러코스터들은 전동 체인으로 천천히 레일 정상에 올랐다가, 체인이 풀리면서 중력으로 달린다. 

자이언트 디거는 출발할 때부터 급발진으로 가속력이 붙어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럽게 빠른 속도를 유지한다. 최고속도 105㎞/h로, 1km의 트랙을 도는 동안 무려 3번이나 360도로 돈다. 

운이 좋으면 자이언트 디거 열차와 바로 옆 '자이언트 스윙'의 회전축이 서로 맞닿을 듯 스치는 짜릿한 광경을 볼 수 있다.  

공원 중심부에서는 애니매트로닉스를 적용한 대형 나무 '토킹트리'가 목소리를 내 방문객에게 6개 테마존의 스토리를 들려준다. 애니매트로닉스는 상상 속의 존재를 만들고, 기계 장치를 이용해 조형물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동화책에서나 보던 말하는 나무를 실물로 구현했다.  

하헌민 롯데월드 부산 점장(상무)는 "추후 모바일 앱 등과 연계해 방문객의 생일을 토킹트리가 직접 축하해주는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롯데월드 부산을 중심으로 제2롯데타운을 조성한다. 롯데월드 부산이 위치한 동부산 관광단지 오시리아 테마파크에는 그룹 계열사 롯데쇼핑이 먼저 동부산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초대형 리빙전문관 메종 동부산을 열었다. 롯데는 또 2024년까지 600가구 규모의 실버타운을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