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이마트, 인수합병 광폭행보
디지털 대전환 단행...이베이 인수 영향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이마트’ 매장을 매각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 시대를 맞아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디지털 대전환을 꾀하고 있어 업계 내 이목이 집중된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비대면으로 2022년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신세계그룹 제공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가양점과 마곡 부지에 이어 ‘이마트 중동점’ 매각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nternational Finance Center·IFC) 건물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대비해 추가 점포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IFC 매각 가격이 당초 예상했던 4조 원을 훨씬 뛰어넘는 4조3000억~4조4000억 원 선으로 거론되면서 이마트가 추가 점포 매각을 한다는 관측이다. 

점포 매각은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 인수 후 전략적 자산 재배치가 주요인이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바뀐 트렌드에 맞춰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다. 오프 매장을 줄이고 지마켓글로벌을 적극 활용해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의 디지털 전환 집중과 함께 그룹 차원에서 백화점과 쇼핑몰 등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도 이유다. 이마트는 2019년부터 보유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계열사에 출자를 해왔다. 2019년 13개 점포를 처분한 데 이어 2020년 이마트 가양점과 성수점 본사를 매각했다. 매각 자금은 지마켓글로벌 인수 대금을 확보하는 등에 쓰였다. 

과거 여의도는 오피스 상권으로, 평일 회사원 외에는 매출을 올리기 힘든 곳으로 여겨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 같은 유통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더 현대 서울’로 구매력 있는 직장인 지갑을 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2월 개장하고 1년 만에 연매출 8000억 원을 올려 1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다만 신세계가 더 현대 서울처럼 여의도에 쇼핑몰을 열어 성공할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차별화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객단가가 높은 고급 브랜드를 입점 시켜 단기간에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여가·체험형 콘텐츠를 내세워 온 신세계 스타필드는 여의도가 주말이면 유령상권이 된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지붕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이 여의도와 같은 상권으로 묶인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인수가 확정되지 않은 IFC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이마트 자회사로 편입된 회사들도 시너지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신세계는 지마켓글로벌과 당분간 별도 법인을 유지하면서 ‘그룹사 통합 마케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분석하는 중이다. 지분 100%를 인수한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자회사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피자의 골목상권 침해 여부 이슈도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SSG랜더스 야구단,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미국 나파밸리의 프리미엄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 등 대규모 인수합병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해외 유명 사업장이나 브랜드를 사들이는 동안, 이마트가 직접 만든 전문점은 지난해만 무려 32개점을 폐점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주도한 전자기기 전문점 일렉트로마트와 토이킹덤, 프리미엄 푸드마켓 PK마켓 등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부천점이 역세권이라 매출이 잘 나오는 곳인데 인근에 현대백화점과 홈플러스 등 경쟁사에 1등을 뺏기면서 자산유동화 대상으로 삼은 것 같다”며 “사업 다각화가 성공할지는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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