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안전관리 비용 상승 등 부담 요인 확대로 수익성 하락 전망
[미디어펜=이동은 기자]대형건설사들이 수익성 높은 주택부문 매출이 더디게 성장하고 원자재 가격과 안전관리 비용이 상승하면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등 대형건설사의 1분기 실적은 증권사 전망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수도권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대건설의 1분기 실적을 매출 4조 4813억원, 영업이익 1833억원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인 2217억원보다 약 17% 낮은 수준이다.

대우건설은 매출 2조 1729억원, 영업이익 164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8% 줄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 자체사업 상가 분양, 준공정산이익 등으로 일회성 이익 600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DL이앤씨의 1분기 잠정 매출액은 1조 6000억원, 영업이익은 1384억원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8.5%, 30.7% 줄었으며, 특히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보다 29.9% 낮은 수치다. 주택 매출 성장세가 더디게 나타났으며, 자회사 DL건설의 실적도 다소 부진했다.

GS건설은 매출 2조 1141억원, 영업이익 1809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5.0%, 2.4% 증가했지만, 컨센서스보다는 4~5% 낮은 수준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의 가장 큰 우려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영향이다”며 “향후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이나 해외 등의 일회성 비용 반영 여부에 따라 추가 변동의 여지는 있겠지만, 원자재 가격 우려가 사라지면 긍정적 요인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형건설사는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기존에 손실을 냈던 해외·플랜트 사업은 줄이는 대신 부동산시장 호황을 누리면서 공격적으로 수익성 높은 주택사업을 확대했다.

그러나 올해는 1분기를 시작으로 원자재 가격, 안전관리 등의 비용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철근, 시멘트, 레미콘 등 건설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공사비가 상승하고 수익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지난해 철근 등 금속성 자재 중심으로 나타난 가격 상승 기조는 올해 들어 유연탄 가격 폭등으로 시멘트, 레미콘 등 다른 건자재로 확산되고 있다”며 “일부 사업장에서 도급액 인상 통해 원가 상승분 반영할 수 있겠지만 총액계약이 주를 이루는 민간공사 경우 자재가격 부담 발주처에 전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관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비용 부담 확대도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건설사들이 기존 수주, 착공 현장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면서도 안전관리, 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