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석학들 "민간 창의와 당국의 적절한 규제 혼합돼야"
정재계 주요인사 참석해 축사 메시지 전달
[미디어펜=이원우 기자]‘2022 비전포럼’에 참석한 각 분야 경제 석학들이 '메타버스‧NFT(대체불가토큰)'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제3의 인터넷’으로도 불리는 메타버스와 NFT를 필두로 하는 가상자산 시장의 새로운 움직임을 적시에 포착해 국내 금융산업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랐다.

   
▲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권 디지털 대전환-메타버스‧NFT가 가져올 변화와 기회'라는 주제로 미디어펜 비전포럼이 개최됐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금융권 디지털 대전환-메타버스‧NFT가 가져올 변화와 기회’를 주제로 열린 미디어펜 2022 비전포럼에서 각계 경제 석학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첨단 IT기술 트렌트를 국내 핀테크 환경과 융합시켜 한국 금융의 새로운 모멘텀을 모색해야 한다는 포럼의 취지에 공감했다.

이날 미디어펜 금융포럼은 정재계를 포함한 각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단 21대 국회 ‘경제통’으로 손꼽히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행사장에 직접 방문해 축사를 했다. 

   
▲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행사장에 직접 방문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NFT 거래가 더 활발해지도록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약속했다”면서 “사회 다양한 구성원들이 NFT와 메타버스 산업에 뛰어들면서 향후 성장잠재력에 높은 기대감이 실린다”고 축사 메시지를 전했다.

함께 행사장에 참석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은 “최근 3~4년간 가상자산 주제를 두고 토론회가 활발히 이뤄졌지만, 아직 국회가 관련 법안을 만드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가상자산‧블록체인‧NFT 등 관련 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해 진흥법을 만드는 국회가 필요하고, 향후 법안 논의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특별히 이날 행사에는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전 KB금융 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나는 평생을 시장에서 살았다”면서 말문을 연 황 전 회장은 “디지털 전환시대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일정 기간 규제 없이 시장이 알아서 활동할 수 있는 '레귤러터리 샌드박스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더불어민주당), 이찬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영상 혹은 서면을 통해 축사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모두 메타버스와 NFT가 열어젖히는 새로운 시대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 제기되는 ’과열‘ 가능성에 대해 함께 대비해야 한다는 이번 포럼의 취지에 공감의 뜻을 표했다.

   
▲ 개회사를 하고 있는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서 단상에 오른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는 개회사에서 “디지털 경제에 대한 낡은 규제는 과감히 혁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 민간이 합심해서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과감한 혁신과 4차 산업 등 미래먹거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말로 개회사를 맺었다.

이후 첫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한국 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한 강연에서 “일부에서는 메타버스 시장이 급성장 중인 2차 전지 시장보다 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면서 “대한민국도 필요한 규제와 함께 산업진흥을 위한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고 테크플러스 디지털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첫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오 회장은 “미국 등 선진 경제국에서는 전 세계와 연결된 플랫폼 네트워크와 블록체인, 가상자산 등이 융합된 디지털 경제를 미래 핵심 분야로 인식하고 있다”며 “대한민국도 필요한 규제와 함께 산업진흥을 위한 전략적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오 회장은 “금융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제고하고 금융사와 기업의 경제규모를 대형화하는 동시에 우리의 세계시장 판도를 넓혀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뒤 “중앙부처와 직속기구의 조직과 기능을 경제중심으로 재편성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강연을 맺었다.

   
▲ 두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박선영 동국대학교 교수/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두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아직 관련 시장이 초창기 형태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을 닫아놓기는 어렵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생태계가 다양한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질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국내는 거래소 위주의 개인 거래 중심으로 양적으로만 성장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박 교수는 지난 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에 대한 범정부적 규제의 틀을 정한 '디지털 자산의 책임 있는 발전을 보장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을 언급하면서 “현재 국내에선 가상자산과 관련된 정책적 지향점이 부재하다”고 비판했다.

이후 박 교수는 “업계에서 규제를 풀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사실상 국내에선 거래소를 제외하고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규제가 없다”며 “여러 정책적 쟁점들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가상자산 관련 이슈와 붐이 잦아들면 이 같은 논의가 계속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우려를 함께 제기했다.

   
▲ 미디어펜 2022 비전포럼 발제자들의 모습. 좌측부터 홍철운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 회장,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0분간 휴식 후 첫 번째 발제에 나선 홍철운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 회장은 일단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5년 2800억달러(약 315조원)를 넘어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1741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전체의 급성장을 예상했다.

그러면서 홍 회장은 “일각에서 버블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올해 초 로블록스가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국내외 기업들이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신사업을 전개 중”이라면서 “데이터센터·반도체 등 관련 산업의 중요성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회장은 예술품에 대한 거래 등을 예로 들며 “NFT를 통한 이익 창출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주장으로 발제를 맺었다.

다음으로 단상에 오른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2000년대 초반 '닷컴'만 붙으면 시장의 관심을 받던 닷컴버블부터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금융상품 CMO(Collateralized Mortgage Obligation)에 자금이 쏠렸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그는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적정수준의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발제를 마쳤다. 

마지막으로 발제 순서를 맡은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일단 “메타버스는 이미 일상의 디지털 분야와 불가분의 관계”라고 진단했다. 그런 뒤 신 연구원은 “가상경제의 주요 과제는 시점(단기/장기)과 추진 방향성(협력/자체)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변서 “과제 선정에는 ‘추진 방향성 검토’와 제도적 변화 주시를 통한 ‘장기 도래 시점’, ‘기존 전략 연계’ 등 전략적 고려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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