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부담 가중…전지소재·태양광·동박 등 앞세워 수익성 향상 나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석유화학기업들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고유가 기조가 형성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대한유화·효성화학 등의 올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 3월 톤당 300달러 안팎으로 반등했던 에틸렌 마진이 최근 마이너스로 급락했고, 고밀도폴리에틸렌(HDPE)·폴리프로필렌(PP)·고부가합성수지(ABS)·고폴리염화비닐(PVC)·NB라텍스 등 주력제품들의 수익성도 약세로 전환한 탓이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울산공장·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울산공장 전경/사진=각 사 제공

LG화학은 양극재·분리막을 비롯한 2차전지소재 부문을 성장시켜 이를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양극재 생산력을 올해말 기준 9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확대하고,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 비중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분리막의 경우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도레이와 손잡고 헝가리 북서부 지역에 합작법인(JV)을 설립했으며, 2028년까지 총 1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LG화학은 글로벌 생산력을 15억㎡ 규모로 늘리는 등 북미 시장 내 입지도 강화한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와 2차전지소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100억원을 들여 에틸렌 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 카보네이트(DMC) 등 전기차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을 건설하는 중으로, 에틸메틸 카보네이트(EMC)·디에틸 카보네이트(DEC)까지 4종을 생산하기 위해 14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에서 글로벌 화학사 최초로 탄소포집 상용화를 위한 과정을 거치는 등 블루수소 경쟁력을 키우고 있으며, 2030년까지 청정수소 60만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에어리퀴드코리아와 JV를 세우고 대산·울산에 대규모 수소출하센터를 조성하는 등 전국에 수소를 공급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부문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웨이퍼와 유리를 비롯한 원부자재값 강세가 여전하지만, 이를 모듈 판가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미국·중국 등 글로벌 태양광 설치 수요 확대 및 중국발 폴리실리콘 물량 유입에 따른 원재료값 안정화도 언급되고 있다.

   
▲ 유전지대서 원유를 채굴하는 장면/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금호석유화학은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과 함께 내수소화 비스페놀A(HBPA) 사업에 진출한다.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여수산단 내 연산 5000톤급 설비를 갖추고,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는 고기능성 에폭시 수지·폴리카보네이트(PC)·계면활성제 등에 쓰이는 것으로, 기존 BPA 보다 내열성과 내후성 및 내황변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SKC는 동박사업을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가다듬고 있다. 분기 기준 동박 판매량이 처음으로 1만톤을 돌파한 데 이어 인더스트리소재 필름사업 매각으로 1조6000억원의 실탄도 마련했다. 

CMP패드를 비롯한 반도체소재와 열수축 포장재 '에코라벨' 등 친환경 소재 수익성도 높아지는 모양새로, 화학사업은 북미·유럽 지역에서 프로필렌글리콜(PG) 등 고부가 제품 매출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탈수소화(DH) 설비 가동 정상화 여부 및 프로판값 추이가 실적 반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형성되는 등 납사값이 낮아지지 않는다면 납사크래커(NCC) 마진의 유의미한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상하이 봉쇄 해제 및 글로벌 IT·자동차·가전제품 수요 확대 등 굵직한 이슈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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