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품목은 이미 대란 조짐 나타나
약 포장재 부족에 공급 차질 빚기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의 재유행 속에 감기약 품귀 현상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변위(BA.5)의 확산으로 상비약을 구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 서울의 한 약국에 소아용 해열제와 감기약 등 소아재택 치료 키트가 진열되어 있다./사진=연합뉴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부루펜 시럽'을 판매하는 삼일제약은 평년 대비 생산량을 이미 늘려놓은 상태로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현재도 평년과 대비해 생산 일정을 더 늘려 잡아둔 상태다"며 "확진자 수 폭증에 대비해 생산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판피린', '챔프' 등을 판매하는 동아제약도 아직까지 수급난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재고현황은 현재까지 괜찮은 상황이며 수요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유지할 계획이다"며 "확진자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미 연초에 감기약 대란 사태를 겪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다"며 "현재도 지난해 생산량 대비해서는 조금 더 많이 늘린 상황이며, 확진자가 폭증할 경우 2~3교대로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반면 대원제약 콜대원의 경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공급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품절 대란을 겪은 이후 평년보다 생산량을 늘렸는데, 최근 확진자가 늘면서 수급 불안정 현상이 보인거 같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재유행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캡슐이나 알약 뒷면을 포장하는 은박지 즉 'PTP포장'이 적용되는 일부 제품 공급도 불안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웅제약의 감기약인 '씨콜드정'과 '이지엔6'은 PTP포장재 부족으로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의약품 생산은 유지하고 있는데 포장 원자재가 없어서 출고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이러한 포장재를 적용해 의약품을 생산하는 곳은 모두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PTP 수급난으로 지금 발주를 넣으면 내년은 되어야 나온다고 들었다"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촉발된 원자재 공급난으로 회복 시점은 언제가 될 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도 감기약 품귀 현상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약사 감기약 생산 증대 지원방안을 오는 10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감기약 수급 동향 모니터링 재개도 검토 중이다.

식약처는 지난 3월부터 감기약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동향을 살피는 한편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정기 약사감시를 서류 점검 방식으로 대체하고 행정처분을 유예하거나 과징금으로 대체하는 지원방안을 시행해왔다.

이후 코로나19 유행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이달 4일 수급 동향 모니터링을 종료했으며, 같은달 15일 해당 지원방안도 종료했다. 하지만 재유행이 시작되면서 관련 지원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