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베일에 쌓은 것으로 유명한 국내 방위산업분야가 글로벌 시장 진출 소식이 전해지며, 새로운 수출 효자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방산업체인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각각 K9 자주포와 K2 전차를 납품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무대에서 대뷔전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양사는 이번 납품을 시작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디펜스는 지난 19일 창원 1사업장에서 폴란드 수출 K9 자주포 초도물량 24문에 대한 출하식을 열었다. 이번 K9 자주포 출하는 폴란드의 긴급 요청으로 지난 8월 1차 실행계약을 체결한 지 2개월 만에 시행됐다. 한화디펜스는 폴란드에 K9 자주포 총 212문을 순차 납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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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현대로템 K2 전차와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사진=현대로템·한화티펜스 제공 |
K9 자주포는 우수한 성능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2001년 이후 8개 국가(튀르키예·폴란드·인도·핀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호주·이집트)에 수출됐다. 현재 글로벌 자주포 수출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 성능개량을 통해 영국, 미국 등 방산 선진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영국 기동화력체계(MFP) 사업에서 탄약 장전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자동화 포탑이 탑재된 K9A2 자주포를 앞세워 경쟁 중이다. 미국 사거리 연장 자주포 사업(ERCA)에도 K9A2 핵심기술을 제안할 방침이다.
현대로템도 지난 19일 경남 창원공장에서 'K2 전차 폴란드 갭필러 출고식'을 열고 폴란드로 수출될 K2 전차 10대를 출고시켰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에 오는 2025년까지 K2 전차 180대를 인도할 계획이다.
이번 K2 전차 수출에는 한국 정부의 방산 세일즈 외교 역할이 컸다는 게 현대로템 관계자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방산 부문 협력을 논의했다. 지난 5월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K2 전차 출고를 계기로 해외 방산 시장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 국제 방산 전시회를 시작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지상무기 전시회인 프랑스 유로사토리와 폴란드 국제 방산 전시회 등 해외 유명 전시회에서 K2 전차를 앞세워 해외 방산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외 방산 업체와 지속적인 기술 협력을 이어가 K-방산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앞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인도네시아·이라크·필리핀·태국 등에 이어 유럽 수출길을 뚫었다. KAI는 지난 7월 27일 폴란드와 FA-50 경공격기 48대를 수출하는 내용의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기본 계약은 폴란드 획득 절차상 실행 계약 전에 체결하는 사실상의 수주 계약이다. 계약 규모는 30억 달러(약 4조 원)다.
한국산 항공기 완제품의 유럽 시장 진출은 사상 처음으로, 이번 수출 계약은 물량과 가격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게 KAI 측의 설명이다. KAI는 폴란드 정부를 비롯해 현지 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FA-50 후속군수지원(MRO)센터 설립 등도 추진한다.
이렇듯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방산업체들의 해외수출사례가 늘어나며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K-방산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맺은 계약의 평가액만 해도 40조 원대고 추가로 계약성사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고 있다. 국산 무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 소식은 한국산 전차, 전투기가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한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시아와 북미 중심에서 유럽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 K방산의 세계화가 본궤도에 오른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후 육·해·공 방산분야에서 활약이 기대되며, 한국형 록히드마틴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이와 함께 현대로템은 방산분야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새로운 수익창출과 기새회생을 위한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음지에 가려져 있던 방산분야가 기업의 새로운 미래먹거리로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제조업 강국인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방산분야의 제품들이 유럽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며 "잇따른 해외 수출이 신규 투자와 고용, 첨단 기술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제조업이 새로운 방산분야에서 재도약을 맞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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