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 현대건설 신용등급 'AA-(안정적)' 유지
정비사업 수주 호조로 매출 증대…재무안정성 '탄탄'
미청구공사 증가세…PF 우발채무 위험 모니터링 필요
[미디어펜=김준희 기자]현대건설이 우수한 수주 성과에 힘입어 매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실적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재무안정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다만 공사원가 상승 등으로 인한 수익성 부담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 현대건설 사옥 전경./사진=현대건설


1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현대건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직전 평가와 동일한 'AA-(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311억 원, 영업이익 1735억 원, 당기순이익 1505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5%, 영업이익은 1.2% 늘었다.

현대건설은 국내 정비사업 수주 호조에 힘입어 지난 2021년부터 연결기준 연간 30조 원 이상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연간 건설매출 4배를 상회하는 약 88조 원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 또한 수주 성과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이후 매출 성장에 따른 현금유출 증가로 현금흐름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양새지만 현재 보유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차입규모를 상회하는 약 5조 원의 현금 및 장단기 금융상품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분양경기 저하에 따른 사업변동성 확대 및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부담은 변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구, 대전 등 일부 지방 도급사업장에서 저조한 분양률을 기록했다. 비록 이러한 일부 현장 분양실적 저하에도 올해 3월 말 별도기준 진행사업장 분양률 88.1%로 선전했지만 분양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연간 공급물량 및 분양실적, 관련 현금흐름 가변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시작된 철근, 시멘트 등 주요 건자재가격 강세와 인건비 상승으로 건축·주택부문 수익성은 저하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57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7%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일부 주택 현장 원가 상승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건축·주택부문은 발주처와 협상을 통한 주택사업 원가 상승분 도급액 반영 노력에도 저조한 분양경기 등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토목 및 플랜트·전력부문은 과거 손실을 인식했던 해외 현장들이 상당수 준공되고 신규 사업장들이 본격적으로 기성을 인식함에 따라 향후 이익 기여가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청구공사 및 PF 우발채무 규모에 대해서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 미청구공사는 지난 2019년 말 연결기준 2조2825억 원에서 지난해 말 3조7347억 원으로 증가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공사비 회수가 지연된 점이 주요 원인이었다.

PF 보증의 경우 지난해 말 연결기준 주택사업 관련 약 5조 원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다수 개발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PF 연대보증, 자금보충 등 신용공여가 늘었다. 아울러 다수 사업장에 대한 책임준공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도 보유하고 있다.

전 연구위원은 “현대건설의 재무여력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PF 우발채무 위험은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프로젝트 상당 부분이 예정사업장으로 구성돼 있는 점은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재무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예정사업장 PF 보증의 경우 도시정비 관련 책임준공에 대한 확약 및 사업비 대출, 중도금 대출 등으로 채무 리스크가 크지 않다"며 "내부적으로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하는 우발채무는 1000억 원 이하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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