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20일째 출구 못 찾은 이재명, 병상 단식 돌입
체포동의안 부결 여론 조성됐지만…명분 지적 여전
서울행 문재인, 이재명 병문안에 출구 전략 마련돼
[미디어펜=최인혁 기자]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무기한 단식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설득함으로서 이 대표가 출구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단식에 대한 비명계의 부정적 시각이 문 전 대통령의 병문안을 계기로 해소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서울을 방문한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입원중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았다. 문 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5월 퇴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와 약 23분간 만남에서 이 대표를 위로하고,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견제하기 위해 건강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유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단식 20일째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문 전 대통령의 단식 만류는 이 대표에게 무기한 단식을 중단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명분 부족으로 단식을 중단할 수 없었던 상황이 해결된 덕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맞선 국민 항쟁의 선봉장이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그는 단식 목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쇄신과 내각 총사퇴도 주장했다. 검찰을 동원한 무도한 야당 탄압을 중단하라는 취지다. 

그러나 이 대표 단식은 사법리스크 대비 ‘방탄용 단식’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명분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정부여당 측 인사들이 단식을 만류하는 정치적 관례는 단식 20일째인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 한 야권 원로 정치인은 미디어펜과 만나 정치적 관례가 무너지고 있는 것에 대해 “나도 단식을 해 봤지만, 현재 이 대표의 단식에는 정치적 명분을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라며 이 대표의 단식이 개인 사법리스크 방어용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더불어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전날 이 대표가 장기간 단식으로 긴급 이송됐음에도 “수사받던 피의자가 단식으로 자해한다고 해서 사법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면서 “그러면 앞으로 잡법들도 다 이렇게 하지 않겠느냐”고 비판 수위를 올렸다.

하지만 이번 문 전 대통령의 병문안을 계기로 여당에서도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의 병상 단식에 대해 “인간적으로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표면적 우려를 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이 대표가 지난 18일 장기간 단식에 따른 건강악화로 병원에 긴급이송 돼 동정여론이 팽배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불필요한 자극으로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켜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적용된 것이란 해석이다. 

더불어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권함으로써 민주당의 단일대오가 견고해질 것을 대비한 의도적 톤 다운으로도 읽힌다. 문 전 대통령의 병문안으로 이 대표가 출구 전략을 확보함은 물론, 무기한 단식이 야당탄압에 대한 최후의 항변이라는 이미지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면서 “(이 대표가) 빨리 기운차려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이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대여투쟁에 힘을 실었다. 

따라서 문 전 대통령의 병문안으로 민주다으이 계파 갈등도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여겨져 오는 21일 예고된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민주당이 무기한 단식의 실리와 명분을 모두 확보한 만큼, 향후 대여투쟁을 이끌 동력도 원활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