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 원희룡·한동훈 거론…김기현 불출마 끌어낼지 관건
외교안보라인 등 추가 개각 고심…한동훈 원포인트 인사도 주목
내년 예산안 통과 못하면 '준예산'…민주당 쌍특검 강행에 거부권 '고심'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5일 이른 오전, 3박 5일 간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공군 1호기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을 처음 맞이한 환영 인사는 내각을 대표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집권여당을 대표한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전 대표의 전격 사퇴 이후의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돌아온 윤 대통령에게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내년 총선을 넉달 채 안 남긴 상황에서 윤 대통령에게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는 '당 쇄신'이 꼽힌다.

지난 13일 김기현 전 대표가 SNS를 통해 돌연 사퇴하면서 여당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윤 대통령이 비공개 또는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보낼지, 아니면 당내 '친윤' 인사들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력 행사에 나설지 주목된다.

   
▲ 2023년 12월 13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후 회견장의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특히 당 쇄신과 관련해 윤재옥 대표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물색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 정국 최대 현안이다.

윤 대통령이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내각 관료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및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윤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과 물밑 논의를 이어가면서 비대위원장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맞물려 윤 대통령이 김기현 전 대표의 총선 불출마까지 이끌어낼지도 관심이 간다. 그동안 김 전 대표의 결단을 종용해왔지만, 정작 김 전 대표가 대표직만 내던지고 내년 총선 지역구에 욕심을 보인 행태에 대해 윤 대통령이 네덜란드 현지에서 격노했다는 전언도 들린다.

이달 말 추가 개각 발표도 임박했다. 지난 4일 윤 대통령은 6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지만, 아직 채워야 할 자리가 많다. 내년 총선을 대비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4~5개 부처를 추가로 개각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개각에는 공석인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해 외교부 장관 및 국가안보실 라인도 검토 대상이다.

또한 이와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 시점도 주목받고 있다. 한동훈 장관의 공식 출마 선언과 맞물려 그 효과를 극대화할 타이밍이 언제가 될지, 최종적으로 윤 대통령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현안으로는 당장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목전에 달려 있다. 지난 2일 법정 처리 시한을 이미 넘겼다.

오는 20일과 28일 여야는 예산안 및 법안 의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각 정책 및 분야별 증액과 감액을 놓고 견해 차가 커 합의가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예산이 통과되지 못하면 헌법제54조에 따라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집행하는 '준예산'이 가동된다. 정부가 뜻대로 국정 운영을 펼칠 수 없게 된다.

이뿐 아니다.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쌍특검 법안(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안 및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단독으로라도 통과시키겠다고 결정했다. 

이와 함께 국정조사(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서울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오송 지하차도 사망 사건) 3건 또한 민주당이 벼르고 있는 카드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이에 대해 강행 처리 수순을 밟으면, 거부권 행사를 할지 여부를 고심해야 한다.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앞으로 2주간 올해를 마감하는 이달, 윤 대통령이 어떤 선택과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