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이재명 추가 출혈 우려...서울대병원 후송 후 수술"
정치권 일제히 규탄...윤석열 대통령 "폭력행위 용납 안돼"
한동훈, 이재명 면회? "치료 상황 보고 일정 맞춰보겠다"
NYT·BBC·NHK 등 외신, 이재명 대표 피습 소식 긴급 타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2일 괴한으로부터 흉기 테러를 당한 가운데 민주당은 이 대표 상태에 대해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고 있다. 자칫 대량 출혈,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서울대병원으로 후송 후 수술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명백한 민주주의 파괴 행위, 괴한에 의한 공격 테러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어떠한 추측도 자제해주길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한 뒤 지지자들과 만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흉기로 피습됐다. 이 대표는 목 부위에 1.5㎝가량의 열상을 입어 출혈이 있었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대표는 의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원 미상의 남성은 '내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파란색 왕관을 쓰고 이 대표 지지자인 것처럼 접근해 사인을 요청한 뒤 기습적으로 이 대표 목 부위를 흉기로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용의자를 검거한 경찰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하지만 용의자는 신원 등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 대표 피습 이후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하는 등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의원들께서는 동요하지 말라"라며 "이 대표의 상태와 당 운영과 관련한 사항들은 지도부와 신속하게 파악 및 협의해 내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께 보고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이 대표의 피습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표의 안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어떤 경우에도 이런 폭력 행위는 용납 안 될 것"이라 밝혔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새해 첫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어떠한 이유에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특히 정치인에 대한 물리적 공격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수사 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피습 당한 뒤 119 구급차로 후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제1야당 대표가 흉기 테러를 당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라고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을 언급, "어쩌다 우리 정치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참담한 지경"이라며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라며 "부디 이 대표님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께서 어서 쾌유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이 대표의 쾌유를 한목소리를 기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에 앞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회에서 절대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수사 당국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서 전말을 밝히고, 책임 있는 사람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병원에 입원한 이 대표를 병문안 할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은 빠른 회복이 더 중요하다"며 "당연히 언제든지 (일정을) 중단하고 가고 싶은데 이런 상황에서 방문하는 것이 빠른 회복에 꼭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이 대표의) 치료 상황을 보고 그쪽 일정에 잘 맞춰보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외신들도 일제히 이 대표 피습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사건 발생 직후 ‘한국 야당 대표 칼에 찔리다(Stabbed)’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한국의 남부 항구 도시인 부산을 방문하던 중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남성에게 흉기로 목을 찔렸다”라고 보도했다. CNN은 "한국 정치는 극심한 양극화로 분열됐다"라며 이 대표의 피습 소식을 전했다. 

영국 BBC는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피습 사건, 2022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둔기 피습 사건 등을 언급하며 "이 대표가 목에 1cm 정도의 열상을 입고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BBC는 이 대표를 한국 차기 대통령 후보로 언급하기도 했다. 

일본 NHK방송은 "이 대표가 경상이지만, 목에 피를 흘려 병원으로 이송됐다"라고 보도했다. 일본 '산케이신문'도 이 대표의 피습 소식을 신속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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