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고객 시점서, 일하는 방식은 제로베이스로"
올해 세계 경제는 주요국의 고금리‧고물가 국면이 점차 완화될 전망이나 중동정세 불안과 미국 대선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국내 경기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회복이 더딘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위기 속에 금융권은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5대 금융지주의 올해 경영전략에 대해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최우선 경영과제로 리스크관리·인공지능(AI)·ESG를 내걸었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속 금융업의 근간인 '리스크관리'에 집중하면서도, 'AI'와 'ESG경영'으로 성장을 소홀히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기존의 '모든 사업은 고객 시점에서', '일하는 방식은 제로베이스(zero-base)로'라는 경영기조에 리스크 관리·인공지능(AI)·ESG를 실천함으로써 '특별한 인생 금융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최우선 경영과제로 리스크관리·인공지능(AI)·ESG를 내걸었다./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적과 동지의 구분이 어려운 시기에는 '원칙으로', '기본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면서도 "농협이라는 '특수성'에 머물거나 안주하지 않고, '특별한 인생 금융회사'로 거듭나는 농협금융을 다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신년사에서도 드러난 '리스크관리'는 올해 농협금융이 최우선적으로 격파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대외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고조되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고금리와 경기둔화, 부동산발 잠재 리스크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는 까닭이다. 

이에 선제적·시스템적·촘촘한 그물망식 리스크관리를 통해 다양한 잠재위험에 대비하고, 각종 위기에도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소비자정보 보호, 경영·사업 효율화, 내부통제 등에 집중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도 농협금융은 AI와 ESG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미래 금융의 핵심요소로 꼽히는 AI를 전사적으로 도입하고, 그룹의 슈퍼플랫폼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경영체계를 정착해 고객의 생활여정에서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끊김없이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슈퍼플랫폼 구축은 농협금융의 '비밀 병기'로 꼽힌다. '디지털기반 원스톱(One-Stop) 플랫폼 서비스'를 구현해 그룹 시너지를 한껏 끌어올리겠다는 것.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은행 중심의 슈퍼플랫폼 △증권의 자산관리와 STO 플랫폼 △생명보험의 헬스케어 비즈 플랫폼 등 자회사별 주력 플랫폼과 계열사별 연관 고객서비스를 연결할 계획이다. 

이로써 고객의 일상에 금융이 깊숙이 녹아들고, 온오프라인에서 항상 고객이 머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 '일상 금융회사'에서 벗어나 '인생 금융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회장은 "농협금융도 올해부터 사업과 서비스 전 영역에서 생성형 AI를 실장(實裝)하는 준비를 진행시켜 나가야 한다"며 "전사적으로 구축 중인 슈퍼플랫폼에 금융은 물론, 비금융 서비스와 AI까지 탑재하게 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완성형 슈퍼플랫폼'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농협금융은 올해 경영과 사업에 'ESG'를 실질적으로 접목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는 금융사가 ESG로의 자금흐름을 유도하고 산업 생태계도 새롭게 전환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에 우선적으로 모든 경영에 '환경(E)'을 먼저 적용할 방침이다. 거래 기업에도 환경을 중심으로 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탄소금융 등 환경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오는 2026년 ESG 공시의무화에 발맞춰, 임직원 모두가 'ESG에 대한 생각 프레임'을 갖추도록 사업 전 영역에 ESG 내재화도 추진한다.

이 회장은 "금융회사는 재무적 성과 뿐만 아니라, ESG 기반의 자금공급과 생태계 조성, 기업의 ESG 전환을 지원하는 역할과 책임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며 "환경을 중심으로 거래 기업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저탄소·녹색금융 등 농협만의 특화된 잠재력과 가치를 접목해 새로운 기업금융 창출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진출 확대'는 농협금융의 또 다른 과제다. 타 금융지주사보다 해외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단계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농협금융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선택과 집중'함으로써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가령 '농업'을 키워드로 하는 특화사업 진출 전략을 토대로 해외기관과의 협업 및 전략적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 지역으로는 인도 등 성장 유망한 시장을 타깃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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