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인공지능(AI) 기술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시장의 눈은 완제품 제조사를 넘어 핵심 부품 생태계로 쏠린다. 로봇 본체의 주도권 싸움보다 로봇의 눈과 신경계 역할을 하는 카메라, 센서 등의 전자 부품 시장 수익성이 더욱 클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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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가 손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3일 업계에 따르면 피지컬 AI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넘어 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움직이는 AI를 뜻한다. 로봇이나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인데, 이 중에서도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외모와 행동을 모방한 로봇으로 AI 두뇌를 탑재해 상황별 대화와 다양한 물리적 작업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다. 국내에선 대표적으로 현대차를 비롯해 메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본격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출을 알렸다.
하지만 시장에선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드는 주체보다, 생산과 AI 서버 확대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투입되는 핵심 부품의 수익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전자부품 양대산맥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휴머노이드가 고도화할수록 고성능 전자부품과 첨단 센싱 설루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가 고도화할수록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MLCC는 전류를 안정화하고 잡음을 제거하는 댐 역할을 하며, 로봇 한 대당 수천 개에서 수만 개가 탑재된다. 현재 로봇에 탑재 가능한 수준의 고용량·초소형 MLCC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삼성전기와 일본 무라타 두 곳뿐이다.
AI 서버 수요 급증에 로봇 수요까지 겹치면서 MLCC 시장은 반도체처럼 '공급 부족' 현상이 예견된다. 실제로 삼성전기의 주요 고객사들은 이미 장기 계약을 요청하며 물량 확보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도 MLCC와 기판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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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광모 LG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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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옵티머스)에도 MLCC·카메라·기판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쟁 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아틀라스)에도 MLCC와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차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센싱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4년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피규어 AI에 약 850만 달러(약 116억 원)를 투자했다.
또 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 로봇의 시각 인지 능력을 결정짓는 핵심 설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 설루션은 일반 RGB 카메라와 3D 센싱 모듈(ToF 등)을 하나로 통합한 비전 센싱 시스템으로,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아틀라스 모델에 탑재된다.
시장 유망성도 밝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오는 2035년까지 약 380억 달러(한화 약 51조20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매우 높아 고성능 로봇 수요가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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