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경 기자] LG전자의 2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2014년 2분기 이후 최고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전략 스마트폰 G5는 다소 주춤했지만 가전과 TV 사업의 판매 호조로 시장 전망치를 만족시켰다.
증권사들은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6000억 원에 육박하는 5947억 원으로 내다봤다. 2014년 2분기 이후 최대 실적으로 전년 동기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5846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을 거뒀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작년 2분기보다 139.5%, 1분기보다는 15.7% 증가한 것이다.
2분기 매출액은 14조17억원으로 작년 2분기에 비해서는 0.5%, 2분기보다는 4.8% 각각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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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은 LG전자의 MC사업본부 2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20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LG전자 |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작 G5의 판매 침체로 MC사업부문의 실적이 부진하지만 TV와 가전 부문에서 이를 상쇄할 것으로 분석했다.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투자증권 등은 LG전자 2분기 영업이익을 6080억~6162억 원으로 전망했다. LG전자 2분기 성적은 시장의 예상에 거의 부합하는 실적이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MC사업본부에서 적자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부문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야심차게 내놨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G5의 판매 부진이다.
시장은 LG전자의 MC사업본부 2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20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지난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한 G5는 스마트폰에 다른 기기를 부품처럼 끼워 카메라·오디오 등의 기능을 확장하는 '모듈폰'이다.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폰 기능을 탑재해 글로벌에서 호평을 받았다.
초기에 엄청난 반응을 일으켰지만 G5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7' 보다 늦게 출시되고 초반 수율(불량 없는 양산 비율)이 낮아 수요에 대응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쳤다.
LG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포 'G·V·K·X' 시리즈 등을 계속해서 출시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분산된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도 있다. 또 생산 비용을 충분히 절감하지 못하고 부품 공급망 관리(SCM)를 개선하지 못한 점도 역시 적자의 원인으로 보인다.
이에 LG전자는 G5 출시 후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데 따른 대책으로 조직을 개편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LG전자는 'PMO(Program Management Officer)' 조직을 신설하고 주요 책임자를 교체했다.
PMO는 주요 프리미엄 모델의 상품기획·개발·생산·마케팅·영업 등에 이르기까지 사업전반을 총괄하는 사업부장 개념이다.
노근창 HMC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 사업부도 의미있는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며 "전략 모델인 G5의 가격 하락으로 MC부문 적자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G5의 판매실적은 저조하지만 모듈 장착이라는 새로운 생태계 구축은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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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5846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을 거뒀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작년 2분기보다 139.5%, 1분기보다는 15.7% 증가한 것이다./미디어펜 |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적자를 보겠지만 가전 부문에서는 호실적을 이뤄낸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실적이 양호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히 가전과 TV 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덕이다.
특히 LG전자는 TV 사업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기술력과 제품력을 상징하는 최고급 제품군에서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효과는 올해 2분기 실적에도 반영됐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LG전자는 1분기 단가 2000달러 이상 최고급 TV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37.4%의 점유율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LG전자의 TV 사업은 1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특히 LG전자는 경남 창원시 휘센 에어컨 생산라인이 4월말부터 풀 가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LG자는 84년 만에 찾아온 5월 불볕더위와 지난 2년 간 주춤했던 수요 등의 영향으로 5월 한 달 생산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생산라인 가동률은 140%를 넘어 에어컨 판매가 가장 호황이었던 2013년과 비슷할 정도다. LG전자 에어컨에는 공기청정기 기능도 탑재된 프리미엄 제품군이 있어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판매율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H&A사업부의 영업이익이 465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제품군의 수요 호조로 수익성이 양호한 가운데 에어컨의 성수기 효과가 더해지기 때문"이라며 "에어컨 비수기로 진입하는 하반기에는 H&A사업부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작년 동기보다 35% 이상 높은 증가세 시현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전기차 시장 확대는 기대되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가 GM 차세대 전기차 볼트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핵심 부품 11개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LG전자는 여타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도 전기차 핵심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