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인하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계부채 대책이 미진해 당장 금리를 인하하기엔 한은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연 1.0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이주열 총재는 회의 종료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금통위원 일곱 명이 만장일치로 동결 의견을 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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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인하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디어펜 |
이번 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지 않는 결과였다. 지난 6월 시장의 예측을 깨고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한 만큼 아직은 그 효과를 주시해야 할 시점이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01명을 대상으로 지난 9일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96%가 금리 동결을 예측한바 있다.
그러나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의 급락으로 시장에서는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14개월 만에 1100원선이 붕괴되면서 수출기업이 입을 타격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든 것이다.
오랜 기간 1100원선은 '심리적 저지선'으로 기능했던 터라 이날 하루 시장의 혼란은 상당히 심각했다. 이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당장 8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금통위는 '일단 멈춤'을 택했다. 그러나 금리 동결과 함께 발표된 '통화정책방향'에는 한은의 고민이 매우 깊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힌트들이 숨어 있다.
이 문서에서 한은은 국내경기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향후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짚고 있다. 7월 이후 금융시장에서 주가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점도 언급했다.
그러나 당장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가계부채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로 뒤에 이어지는 내용에서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웃도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기술하고 있다.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이주열 총재는 보다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총재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일부 조치는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를 면밀히 지켜보는 중"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정리하면 기준금리에 변동을 주기에는 가계부채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날 금통위에서 어떤 내용들이 오갔는지를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8월 금리 동결을 예측했던 전문가들 중 다수는 '연내 추가인하' 가능성을 높게 잡고 있다. 금융학계 한 교수는 "금리인상 타이밍을 가다듬고 있는 미국 연준의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한은의 금리인하 실효하한이 연 1.0%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길을 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올 가을 무렵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신영증권 등도 보고서를 내고 연내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단, 이들은 모두 기준금리가 연 1.00% 이하로는 인하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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