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북확실한 경영환경 대비...신사업 분야 더욱 박차
최태원 SK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지 만 1년이 지났다. 지난해 8·15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지난 1년간 숨 가쁘게 달려온 최 회장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과감한 투자’로 요약된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SK그룹

18일 SK에 따르면, SK가 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올해 전국 각지에서 신·증설하는 공장만 13곳이며, 그 규모만 10조원에 달한다. 이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이 더 과감하게 일자리 창출 및 국민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최 회장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과거 2,3개 투자가 동시에 진행된 경우는 있었지만, 지금과 같이 동시다발적인 투자가 진행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최 회장의 결단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 회장은 올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도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폭과 깊이는 우리의 생각 이상”이라며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변화하지 않은 기업은 ‘돌연사(sudden death)’를 맞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열사별로 가장 과감한 투자에 내선 대표적인 사례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사면 직후, 세계 최대 규모의 D램 메모리 반도체 공장 준공을 계기로 10년에 걸쳐 46조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대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10년간 생산유발효과는 165조원이며 고용창출 효과는 63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통합 지주회사 출범 후 인수한 SK머터리얼즈는 경북 영주에서 반도체 등의 제조공정에 발생하는 잔류물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특수 가스인 삼불화질소(NF3) 생산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올해 두 차례의 사업 확장과 제품 다각화를 추진, 2분기 매출액 1165억원, 영업이익 388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해외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 SK바이오팜이 독자개발 중인 뇌전증 치료제가 FDA로부터 약효를 인정받아 임상 3상 없이 신약 승인을 추진하게 됐다./SK바이오팜


SK는 바이오·제약 등 신사업 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20년까지 바이오·제약 사업에서 2조5000억원의 매출과 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투자에 대한 결실도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원료의약품 생산회사 SK바이오팜은 독자개발중인 뇌전증(간질) 치료제 ‘YKP3089’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약효를 인정받아 임상 3상 없이 신약 승인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뇌전증 치료제는 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7월과 올해 3월에 이어 올해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증설 결정했다. 이어 충북 증평에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생산설비 2기를 더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재계는 최 회장이 특별사면 후 지난 1년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사업현장을 두루 돌며 경영 밑그림 그리기에 열중했다면, 하반기부터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사업 재편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년간은 현장을 둘러보며 현안을 꼼꼼하게 점검한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신사업 분야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