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공동인수 방안에 부정적 입장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진해운이 보유한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54%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SM그룹과 현대상선과의 공동인수는 불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재 우선협상권을 가진 SM(삼라마이다스)그룹 소속 대한해운은 현대상선과 공동인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상선에서 공동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하지 않아 실제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 한진해운이 보유한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54%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SM그룹과 현대상선과의 공동인수는 불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한진해운


1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해운이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현대상선과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해 최근 정부에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지만, 실제 결실을 맺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SM그룹은 한진해운 미주·아시아 노선과 관련한 자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롱비치터미널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부여받았다.

대한해운이 현대상선과의 롱비치너미널 인수를 공동으로 추진하려는 이유는 최소 4000억원에 이르는 인수대금을 홀로 감당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해운이 롱비치터미널을 인수하기 위해선 한진해운의 대출금 3000억원에 터미널 운영자금 1000억을 더한 최소 4000억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6개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30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대주단은 이 대출금을 터미널 인수자가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SM그룹은 현대상선과 공동인수에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현대상선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롱비치터미널 자산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SM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선운영에 경험이 없는 대한해운으로서는 글로벌 상선과 손잡음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현대상선 입장에선 큰 이득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막 컨테이너선 사업에 진출한 데다가 대한해운이 운영권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물동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터미널 운영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고 덧붙였다.

한편 롱비치터미널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스위스 선사 MSC는 오는 15일까지 국내 입찰 절차를 마무리할 것을 요구하면서 인수협상 업체는 늦어도 15일까지는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