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통보수, 친박 프레임 가둬선 안돼…하지만 주홍글씨도 안고간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친박 김진태' 아마도 많이 쓰실 거다. 저는 그거 그냥 인정하겠다. 그런데 여러분들, 저같은 정통 보수를 '친박 프레임'에 꼭 가두려고 하는 건 다시 좀 생각해달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민심'에 힘입어 14일 전격 대선 출마를 선언,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일침했다. "친박을 마치 주홍글씨로 만들어버렸는데, 저는 그 주홍글씨를 가슴에 안고 가겠다"고 불리한 여론 지형에 대한 '정면 돌파'를 시사했다.

자신을 비롯한 일부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사저 자택으로 가 보좌하는 것을 두고 '사저 정치'라는 논란을 제기하는 것에도 "있을 수 없는 말"이라고 일축, "최소 한도 내의 보좌다. 그 몇 년 비워놔 차디찬 집에 아무도 찾아가지 말도록 해야 하겠느냐"고 맞받았다.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출마 배경과 관련,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많은 애국시민들이 너무나 많은 좌절을 겪었다"면서 "어제는 제 지역구 의원 사무실에서 출마 촉구 집회까지 열렸다. 더 이상 잡아달라는 손길을 저마저 뿌리칠 수 없어서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탄핵 이후 급작스럽게 출마를 결정했다면서도 "좀 더 큰 틀에서 제가 생각한 포부를 펼쳐보고 싶다"는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3월) 임시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꼭 필요한 제 역할은 그대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김문수·이인제 등 예비주자들이 경선 보이콧을 선언케 한 '특례 규정'에 대해서는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하는 원칙을 이번 대선 경쟁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겠다"고 유감없이 받아들였다.

유력 주자로 꼽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분명한 상수(常數)"라고 평가,"(경쟁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태 의원은 언론에 이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지지자들에게는 "경험은 부족하지만 진실과 자유에 대한 투지만큼은 자신있다"며 "17일 전국 여론조사로 3명을 우선 뽑는다니 잘 부탁드린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다음은 김 의원의 대선 출마 회견 직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출마 배경을 설명해달라.

"많은 애국시민들이 너무 많은 좌절을 겪고, 국론은 헌재 재판에 바랐던 것과 달리 쉽게 봉합될 기미가 보여지지 않고 있다. 그런 중에 애국시민들이 출마를 권해왔다.

저는 사실 (출마를) 미리 준비한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어제는 제 지역구 의원 사무실에서 출마 촉구 집회까지 열렸다. 더 이상 이 잡아달라는 손길을 저마저도 뿌리칠 수 없어서 나오게 됐다."

-만약 출마하면 경선에서 '황교안 룰'이 있는데 피해자가 될 수 있지 않나.

"저는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부득이하고 불가피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지금 황교안 권한대행은 국정을 수습해야 할 막중한 의무가 있는데, 이 며칠만에 다 던지고 나오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말미를 드리고 그분이 어떻게판단하든지 저는 충분히 존중할 생각이다."

-법사위 간사로서 출마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

"그게 저도 걱정이다. 지금 이 물밀듯 들어오는 입법안들을 차분히 검토해야 할 법사위 업무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좀더 큰틀에서 제가 생각했던 포부를 펼쳐보고 싶다. 그러나 임시국회 법사위에서 제 꼭 필요한 역할은 그대로 수행하겠다."

-지금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황 권한대행 지지가 가장 높지않나. 경선 상대로서의 생각은.

"오늘은 정말 처음으로 제 얘기를 드렸던 자리다. 그래서 다른분에 대해서 언급하는 자체가 안맞는 점이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분명한 상수인 그분에 대해서 회피할 생각은 없다. 저 개인적으로도 존경하고 훌륭하신 분이다.

글쎄. 고민을 하시겠지만 만일 우리당에 들어오셔서 대선후보 꿈을 가지신다고 하면 우리 경선 무대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그런 절차를 통해서 가장 경쟁력있고 훌륭한 후보를 뽑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예비경선 컷오프(17일)가 얼마 안 남았는데 자신있으신가. 현재 야당의 공세가 집중된 것 같은데 만회 방안은.

"예리한 질문이다. 말씀드렸듯 전국단위선거는 처음나온다. 제가 태극기들고 거리 쫓아다니긴했지만 이게 거리시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수치로 나올 것인가는 전혀 알수없다. 

그렇지만 저는 여태까지 탄핵사태를 두고서도 그렇게 하나하나 제 이득이 되느냐 아니냐 제살길을 따져오지않았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하는 원칙을 이번 대선 경쟁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겠다.

이번에 저에 대한 많은 공격이 들어왔는데 그중 하나 선거법 재판을 받아야하는게 있다. 조만간 제가 넘어야할 통과의례다 생각을 한다. 박 전 대통령이 받아야할 재판에 비하면 몇천 분의 일도 되지 않는 고난이라 생각을 한다. 그 재판은 그것대로 충실히 받아서 꼭 무죄를 받아 누명을 벗도록 하겠다."

-헌재의 탄핵심판에 문제제기를 해왔는데 생각해 둔 헌재 관련 공약은.

"기대해 보시라. 여러가지 좋은 공약을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헌재 제도가 이렇게 운영되는건 문제가있다는 생각을 분명히 한다. (헌법재판소) 법에 나와있는 건, '7인 이상은 심리만 할 수있도록' 돼있는데 무조건 결정까지 할수있다고 우기는건 어떻게 된 건가. 법을 만들어 놔도 지키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또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삼성동 사저 계파를 창조했다는 주장이 있다.

"저는 처음 들어보는데. 따지다가 그런 계파까지 생긴 모양인데 제가 그말씀은 분명히 드린다. 저에 대해서 여러분 기자들도 기사를 쓸때 '친박 김진태' 아마도 많이 쓰실 거다. 저 뭐 그거 그냥 인정하겠다.

그런데 여러분들, 저같은 정통 보수를 친박의 프레임에 꼭 가두려고 하는 건 좀 다시한번 생각해야 한다. 저는 대통령을 끌어안고 여기까지 왔고 또 그것이 대선 출마하는 직접적인 이유까지 된 사람이다."

그걸(친박임을) 부인하는 건 아니지만 저는 처음부터 친박이라고 할 이유도 사실 없었다. 제가 처음 19대 국회들어왔을때는 대통령이 MB(이명박 전 대통령)였다. 저는 MB를위해서 4대강이니 뭐니 하는 야당의 부당한 공세에 맞서 일했다. 그러다 나중에 박근혜 대통령이 됐다.

그러면 여당 의원은 대통령 도와가면서 국정이 좀 흘러가도록 일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걸 뭐 '줄 서기를 한다' 그런 식으로 자꾸 프레임을 만들고 친박을 마치 주홍글씨로 만들어버렸는데, 저는 그 주홍글씨를 가슴에 안고 가겠다."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1월28일 서울 중구 대한문과 시청광장 일대에서 열린 대규모 태극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김진태의원실 제공


-친박계 윤상현 의원 등과 출마 논의했는지.

"오늘 고맙게도 조원진 박대출의원님 같이 나와주셨고. 제가 별도로 다른 의원들께는 부탁말씀을 안드렸다. 정말 이번 탄핵, 또 지금 기울어져 가고 있는 나라를 생각한다면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늘도 '급하게 나왔다'고 했는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자리, 분권형 개헌 등 공약에 대한 구상은.

"그 갑자기 나오게 됐다는것은, 제가 지난 10일까지 사실 탄핵이 인용될 걸로 생각하지 못했다. 당연히 이땅에 정의가 있다면 탄핵이 기각이 될것으로 생각을 했다. 그랬기때문에 요 며칠 갑자기 이렇게 된게 급작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씀을 드린것이다.

여러 가지 평소 생각하는 국정에 관한것들이 있느냐는 것인데, 제가 경험은 짧지만 5년 째다. 법사위에서 모든 국회를 통과하는 모든법들을 마지막 심사하는 수문장 역할을 했었다.

물론 지금 하나 하나 공약 준비는 하겠지만 현 시점에서 제일 중요한 건 탄핵을 둘러싸고 이 상처받은민심을 어떻게 어루만질 것이냐, 또 보수를 어떻게 결집할 것이냐, 또 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좌경화의 늪에서 어떻게 구출할 것이냐가 중요과제라고 생각한다."

-분열된 보수 재건한다고했는데 바른정당 등과 단일화, 통합도 염두에 둔 것인지.

"일단은 우리 한국당 자체가 단결하는게 제일 중요하겠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나. 이제 한 마음 한 뜻으로 당이 경쟁을 해서 당 후보로 뽑힌분 중심으로 이제 당이 똘똘 뭉쳐야겠고 이제 제가 1차로 염두에 둔 건 태극기 시민들이 이미 만들었고 또 만들어 나가고 있는 또다른 당이 있다. 이분들도 잘 어루만져서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다시 우리가 좀 결집할수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그 당이 (탄기국·박사모 등에서 창당하려는) '새누리당'인가.

"그렇다."

-후보 등록은 언제 하시나.

"지금부터 서류 준비해서 빠른시일내에 가급적 오늘 하도록 하겠다."

-사저 정치 논란에 대한 생각은.

"있을수도 없는 말이다. 아까부터 처음 듣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삼성동 계파다, 사저정치다, 이제 우리 언론인 여러분이 제대로 잘좀 해 주시라. 우리 '박통', 여러분들 원하는대로 되지않았나. 이제 그 불도 잘 안들어오는 사저로 들어가셨다. 이제좀 내버려두세요. 차분하게 뭐 수사나 재판받을 수 있도록 좀 부탁드린다"

-민간인이 된 대통령을 찾는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만일 그런 게 있다면, 민간인이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를 갖추고, 지금 수사 재판이 남아있기때문에 최소한 한도내에서 보좌를 해드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차디찬 몇년 비워놓은 집에 혼자계시게 아무도 찾아가지 말게 해야 하는가. 응당 하는것이라고 본다. 이 정도까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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