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연 1.50% 유지…'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부담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로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미국과의 금리역전 현상에도 한은이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만큼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다. 특히 1450조원까지 불어난 가계부채와 함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GM사태 등 최근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금리인상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은 27일 오전 이주열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1.50%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린 이후 두 번째 동결이다. 이로써 현재 우리 기준금리는 연 1.50%로 미국 정책금리인 연 1.25~1.50%와 상단이 동일하다. 미국이 사실상 다음 달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은 불가피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추가금리 인상에 대해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점검해 신중히 판단해 나가겠다”는 ‘신중론’을 견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한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추가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확대되는 움직임을 지속했다.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 강화 등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앞으로 세계경제의 성장세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미국 정부 정책방향,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건설투자가 감소했으나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와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 상황은 1월중 취업자수 증가폭이 일시적 요인으로 확대됐으나 개선세는 여전히 완만한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 흐름은 지난 1월 전망 경로와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 둔화되겠으나 소비는 가계의 소득여건 개선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는 축산물가격 하락과 개인서비스요금 상승폭 축소 등으로 최근 1% 수준으로 오름세가 둔화됐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초반으로 하락했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중반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대 초중반 수준을 보이다가 하반기 이후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목표수준에 점차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반영해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장기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상승 후 반락했다.

가계대출은 전반적인 증가규모 축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예년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가격은 전반적으로 낮은 오름세를 보였으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가 확대됐다.

금통위는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감에 있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와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