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대출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반면 대출 방법은 더욱 간편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대출 방법이 쉽고 빨라질수록 금융 취약 계층의 입지도 더욱 좁아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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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제2금융권도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제도가 적용되며 가계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졌다.
DSR은 대출자 소득에서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은행권은 2금융권보다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DSR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농·수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은 현재 261.7%인 평균 DSR 비율을 2021년 말까지 160%로 낮춰야 한다. 저축은행은 111.5%에서 90%, 보험사는 73.1%에서 70%, 카드사는 66.2%에서 60%, 캐피탈사는 105.7%에서 90%로 맞춰야 한다.
이에 따라 1금융권에 이어 2금융권에서도 DSR 기준을 맞추기 위해 대출이 더욱 옥죄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대출 억제 흐름과는 달리 각 금융사에선 대출 간편화 바람이 불고 있다. 모바일을 등에 업은 금융사들은 ‘5분 대출’ 시대를 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신용대출’은 국민은행 앱인 ‘KB스타뱅킹’에 들어가면 대출 항목에서 바로 모바일 대출 상품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신용대출부터 주택·전세자금·자동차·예금담보·집단대출 등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최고 1억5000만원까지 조건이 맞으면 대출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 취급 규모는 지난 3월 545억원에서 4월 562억원, 5월 624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KEB하나은행 역시 ‘하나원큐신용대출’ 상품을 모바일 특화 대출 상품을 출시해 누구나 3분이면 한도조회부터 신청까지 가능하다고 광고하고 있다.
이외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각각 모바일 대출 상품인 '쏠편한 신용대출', ‘위비 모바일대출’을 출시하며 대출 간편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각에선 금융사들이 간편한 대출로 쏠리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금융 취약계층의 소외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실제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다수 금융사들의 대출이 5분 안에 이뤄지고 있다”며 “문제는 대출의 타겟이 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이 빠르고 쉽게 변한다는 것은 기술의 진보도 있지만 다시 말하면 검증된 고객만을 본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며 “대출 채널이 확장 됐다고 돈이 빌리기 힘든 고객이 돈을 더 쉽게 빌릴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 역시 국내 신용평가 시스템은 비재무적인 부분까지 파악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간편 대출로 쏠림화 현상이 이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초고속 모바일 신용대출 서비스가 금융업계에서 주를 이루고 있다”며 “정부에선 간편 대출이 활성화되면 금융권에서 충분한 금융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언더뱅크드(Underbanked) 계층에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는 큰 오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금융기관들은 금융권 접근이 어려운 언더뱅크드를 위해 비재무적 평가를 할 수 있는 분석 역량이 안된다”며 “신용평가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간편 대출로 쏠림 현상이 지속되는 것은 문제”라고 단언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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