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단지 3곳도 각종 논란…분양시장 양극화
[미디어펜=유진의 기자]2019년 상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이 막을 내렸다. 올해는 무순위청약 인터넷 접수, 분양가 책정 문제에 따른 분양일정 연기 등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인해 전국 분양시장은 냉온탕을 오갔다.

1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에서 분양한 단지(오피스텔 제외)는 174개, 분양물량은 18만6000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16만1000가구) 대비 16%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분양물량은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증가폭이 컸고, 지방에서는 광역시에서 급증한 반면 기타지방은 감소했다.

또 청약에 뛰어든 청약자는 63만8943명, 청약자가 가장 많았던 달은 1월(20만2790명)이다. 월별로는 △2월 1만1865명 △3월 16만6981명 △4월 13만2203명 △5월 11만9386명 △6월 5만 5710명 등이다. 

   
▲ HDC현대산업개발이 대전 광역시 유성구 복용동 일대에 공급한 '대전 아이파크시티' 견본주택 내 방문객 모습./사진=HDC현대산업개발

◆ 상반기 인기 분양단지 '톱3'…말 많고 탈도 많아

올 상반기 수요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단지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대전광역시 유성구 복용동 일대에 짓는 '대전 아이파크시티'(10만6786명)다. 해당 단지는 지난 3월 27일 이뤄진 청약에서 1순위 경쟁률 74대 1을 기록했다. 특별공급을 제외하고 1433가구 모집에 10만6786명이 청약했다. 2단지 전용면적 84㎡A 주택형은 150가구 모집에 무려 3만429명이 몰려 202대 1이라는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당시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과열의 이유를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를 꼽았다. '대전 아이파크시티'의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4억6000만~5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대전에서 분양한 단지에 비해 1억원 정도 높지만 주변 단지들보다는 낮은 편이다. 특히 대전이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점에서 청약자들의 쏠림이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대전 아이파크시티'는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으로 분양일정이 미뤄지기도 했다. 공사비 관련 계약금이 첫 입주자 모집공고 후 2000억원이나 오르면서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3월 18일자로 대전 아파트 공동주택 신축공사 공사 도급 1차 변경계약을 홈페이지 등에 공시했다. 사업 위탁업체 계약금을 2017년 8월 고지한 5188억5300만원에서 7291억7880만원으로 바꾼 내용이 골자다. 이와 함께 사업승인 위법성 논란까지 휘말리면서 해당 관할 둔산경찰서 지능팀이 검토하고 관계자 소환하는 등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청약자들이 몰린 단지는 '힐스테이트 북위례'(7만2570명)다. 해당 단지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위례신도시 A3-4a블록 공급한 것으로, 분양원가 공시항목을 기존 12개에서 62개로 늘리는 주택법 개정안을 처음 적용한 단지다. '힐스테이트 북위례'는 939가구 모집에 총 7만2570명이 접수해 평균 7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힐스테이트 북위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서 위례신도시 내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나오면서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 단지는 가격 거품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토교통부가 적정성 검증까지 나선 바 있다. 힐스테이트 북위례의 평균 분양가는 하남시 분양가 심의회에서 3.3㎡당 1830만원으로, 이 중 토지비가 918만원, 건축비는 912만원으로 책정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해당 단지가 건축비 명목으로 1908억원, 토지비 명목으로 413억원을 부풀려 총 2321억원(가구당 2억1000만원)의 분양수익을 냈다는 분양가 과다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시행사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분양가 상한제 대상에서 분양가는 기본형건축비와 건축비 가산비용, 택지비 등이 더해져 정해지는데 법에 산정 기준이 규정돼 있다. 시행사가 임의로 가격을 높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4월 초 힐스테이트 북위례에 대해 검증에 착수했다. 

GS건설이 위례신도시에 공급한 '위례포레자이'도 분양가 거품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위례포레자이'는 487가구 모집에 총 6만3472명이 접수해 평균 1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3.3㎡당 평균 1820만원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승인을 받았다. 주변 시세의 60~70% 정도로 3억~5억원 가량 시세차익이 예상돼 로또 아파트로 불렸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발표된 위례포레자이 입주자 모집공고문에 분양가격 산출 근거가 누락됐음에도 불구하고 인허가 주체인 하남시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주택법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관할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사업주체(시행사)에서 산출한 분양원가 적정성을 심사한 분양심사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사업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당시 경실련은 하남시가 4월 17일에야 뒤늦게 위례포레자이 시행사이 H신탁을 고발한 조치에 대해서도 궁극적인 책임 소재는 하남시에 있다고 봤다. 

   
▲ 대우조선해양건설이 평택 일대에 공급하 '평택 뉴비전 엘크루' 견본주택 내 방문객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건설


◆ 수도권 신도시 대규모 단지 '미달' 많아

수요자들에게 외면 받은 단지들이 있다. 가장 많은 미달가구수를 낳은 단지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평택 뉴비전 엘크루'다. 해당 단지는 1391가구 모집에 불과 70명이 청약해 1321가구가 미달됐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평택 일대에 공급한 '평택 뉴비전 엘크루'는 평택 미분양 보유량에서 1개 단지서 1158(59%가량)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평택 뉴비전 엘크루'가 대단지이며 인근에 삼성반도체 관련 호재가 있는 고덕신도시를 기다리고 있던 수요자들이 많았던 만큼 평택지역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대방건설도 신도시 영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4월 미달 가구 수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대방건설 '인천검단신도시 대방노블랜드 1차'다. 1247가구 모집에 불과 87명이 접수하며 1187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해당 단지가 들어서는 인천검단신도시는 정부가 3기신도시 지정하면서 찬물을 맞은 셈이다. 이에 인천 서구청은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을 해제하고 전매제한 규제를 풀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는 등 지역 부동산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대방건설이 화성시에 분양한 '화성 송산그린시티 대방노브랜드5·6차'도 미달 가구수가 많은 단지로 꼽혔다. 583가구를 모집한 5차는 절반에 가까운 253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고, 6차의 경우 384가구를 모집했으나 81명만 접수, 303가구가 미달됐다. 2개 단지에서 556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한 셈이다.

이는 대기수요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미국 테마파크 '유니버셜 스튜디오' 사업 추진이 무산됐고, 부족한 교통망으로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진 다는 점이 저조한 성적의 주 요인으로 꼽혔다. 대방건설은 미분양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2016년에 분양한 2, 3차도 각각 0.45대 1, 0.24대 1의 경쟁률로 미분양을 기록한 바 있다.

◆ 상반기 분양시장, 정부 간섭에 청약 양극화  심해

2019년 상반기 분양시장은 청약 양극화가 심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강화에 있다고 원인을 꼽았다. 실수요자 위주의 아파트 분양 정책이 지속되면서 무주택자들은 전보다 여유가 생겼다. 분양 시장에서 청약가점제가 확대되면서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자들은 이른바 미래가치가 높은 아파트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부자와 자산가들도 마찬가지다. 유주택자도 무순위 청약을 통해 비교적 쉽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다. 특히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중도금대출이 금지되기 때문에 현금 여력만 있다면 고가의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었다. 또 서울을 중심으로 2019년 주택공시가격이 상향 조정되고 다주택자의 보유세가 강화되면서 주택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도 커지기도 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각종규제와 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음에도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HUG의 분양 심사기준이 지난달 24일부터 강화되는데 이 심사기준이 하반기 분양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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