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최근 일본 통신사와 5세대(5G) 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십이 부각되고 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이 같은 결실을 맺은 것은 이 부회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평가다.
경제가 악화일로를 겪는 상황에서 향후 이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 수사에 발목이 묶여 있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의 2위 이동통신사 KDDI에 오는 2024년까지 5년 간 2조4000억원 규모의 5G 통신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일본 5G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계약 체결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중국 화웨이 등 글로벌 5G 장비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한‧일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이 같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한‧일 경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지난여름부터 발로 뛰며 다방면으로 노력해 왔다.
일본이 지난 7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에 대한 특혜를 해제하자 이 부회장은 일본 출장길에 올라 해법을 모색했다. 이후 지난 달 19일 일본 출장에서 럭비월드컵 개막식에 참관하며 일본 내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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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
또 이달 초 이 부회장의 초청으로 일본의 주요 정‧재계 인사들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을 통해 민간 차원에서 한‧일 경제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한‧일 관계 완화에 힘쓰고 있는 이 부회장의 공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정부나 정치권에서 하지 못한 일을 이 부회장이기에 해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은 국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위기 신호’가 감지된 지난 6월부터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을 소집해 전략을 점검했고, 사업장 현장 방문을 통해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업황이 예년 같지 않은 데다, 삼성전자 계열사들 간의 협업과 미래 사업을 담당하는 사업지원TF 소속 임원들이 소송 등으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 역시 검찰의 수사망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여서 이마저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 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마저 경영 활동에 나서지 못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특히 삼성을 향한 수사가 ‘삼성 죽이기’라는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이 부회장을 향한 수사는 실제로 죄가 입증 됐다기 보단,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여러모로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무고한 기업인을 향한 무분별한 수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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