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미디어펜 산업 포럼 '탄소배출권 5년, 시장 왜곡과 구조 혁신' 개최
김태선 NAMU EnR 대표 "과징금 인하·스왑거래...국내 시장안정화 급선무"
   
▲ 김태선 NAMU EnR 대표가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탄소배출권 5년, 시장 왜곡과 구조 혁신'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DB

[미디어펜=김견희 기자]3차 계획 시행을 앞두고 있는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대해 거래량, 가격 충족 요건을 시장 친화적으로 조정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로 불공정 거래를 단절하는 등 시장구조를 개편하고 기업 부담을 경감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태선 NAMU EnR 대표는 24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미디어펜 주최로 열린 산업혁신 포럼 '탄소배출권 5년, 시장 왜곡과 구조 혁신'에서 "올해로 6년차를 맞이한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은 유동성 부족 사태에 직면했으며 그 여파로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초래됐다"고 진단하면서 "적절한 정도의 준칙을 마련해 시장 안정화를 이뤄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탄소배출권 가격은 매년 급등하고 있다. 2015년 1월 개장 당시 할당배출권은 1톤당 8000원대였지만 지난 3월 기준 4만원까지 상승했다. 무려 374% 상승한 수치다.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기업 무상 할당량이 줄어드는 반면 할당 기업들이 잉여배출권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시장 유동성을 하락시키는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았다. 

김 대표는 이를 안정화할 수 있는 시장구조 개편안을 제시했다. △경매시장에서의 응찰 상하한가 도입 △물량 연계를 통한 시장안전화(MSR) △과징금 상한선 폐지 △장내·외 시장 투명 공개 △중개시장 관리 △스왑거래에 대한 명확한 정의 △기세종가 도입 △기한제를 둔 3자 참여 △장내 현·선물 거래 활성화를 위한 파생상품 도입 △공급인증서(REC) 연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 대표는 경매시장에서의 응찰 상하한가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을 무조건 따라가려는 경향이 짙은데 국내 상황에 맞게 현재 낙찰한도 30.0~15.0%를 10.0~5.0%로 축소해야한다"며 "또 낙찰 상하한가 제도도 도입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배출권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름세인 상황에서 과징금도 낮춰야한다고 했다. 그는 "과징금을 낮추고 수익 재투자를 통해 시장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했다.

정보 공개의 투명성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재는 장외시장 등의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는데 투자자들의 매매거래 기준 같은 것들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며 "정황을 알 수 없는 구조를 IB금융투자업자들을 중심으로 공개돼야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스왑거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스왑거래는 이월배출권과 연결된다. 순매도할 때 매도치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스왑물량도 포함되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이월할 수 있는 배출권량이 많아져 시장 유동성,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출권 시장 가격에 대해서는 기세종가로 나아가야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장중 탄소배출권 미체결 시 마지막 매수호가가 당일 종가로 결정되는데, 이를 기세종가로 설정해 탄소배출권선물의 기초자산인 배출권 가격의 안정성을 확보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또 제3자 시장 참여에 대해서는 기간제를 둬야한다고 제시했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제도 이행 기간을 위해 18개월 중 12개월만 매매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선물거래가 장내 현·선물 거래로 집중시켜 가격하락과 리스크를 동시에 커버할 수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파생상품은 하락리스크를 커버할 수 있다"면서도 "단 현금 결제는 피하는 것이 낫다"고 선을 그었다. 

그 이유로는 "배출권 할당 기업 입장에서는 배출권 만기 이전에 선금을 지불하고 미리 사서 매꿔야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며 "현금결제는 탄소배출권이 필요 없는 개인투자자들, 금융기관에서 필요한 것이며 배출권 할당 업체에는 유동성이 확보돼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탄소배출권이란 특정 주체가 일정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온실가스 종류는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수화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불화유황(SF6) 등이다. 이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기 때문에 탄소배출권 거래제로 이름 붙여졌다. 국가별로 할당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부는 기업에 다시 할당하고, 각 기업은 허용된 배출량만큼 배출할 수 있다. 

한국은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한 자발적국가탄소감축량(INDC)을 통해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당초 국내 감축 25.7%, 해외 감축 11.3%였지만 지난해 7월 녹색성장위원회에서 국내 목표를 32.5%로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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