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완성차 업계 5사의 지난달 내수 판매 실적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견 3사는 전년 동월 대비 하락폭이 30~60%에 달했고,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두 자릿수 낙폭을 보였다. 하지만, 수출과 해외 현지 생산 판매는 주요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전체실적은 호조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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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사진=미디어펜 |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월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실적은 총 13만4761대로 전년 동월 대비 23.6%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현상에 따른 생산차질이 이어졌고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 물량 공급에 집중하면서 내수 판매 부진이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6월 국내 시장에서 6만840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18.3% 감소를 보였다.
그랜저와 아반떼, 팰리세이드 등 인기 모델의 공급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디자인과 상품성을 강화한 '2021 쏘나타 센슈어스'가 전월보다 1000대 많은 6127대 팔린 게 위안이다.
현대차 최초의 E-GMP 전기차 아이오닉5는 3667대가 판매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을 싹쓸이했다. 이 역시 반도체 공급난으로 수요에는 크게 못 미치는 물량이다.
기아의 6월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7.9% 감소한 4만9280대였다. 신차 효과가 한창인 K8을 비롯, K5와 셀토스, 쏘렌토, 카니발 등의 인기가 여전하지만 수요만큼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판매실적은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6월 내수 판매에서 완성차 5사 중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59.0% 감소한 5610대에 그쳤다.
노사간 파업과 직장폐쇄의 대립을 멈추고 6월 1일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했지만 QM6와 XM3 등 주력 모델들의 인기가 지난해에 못 미쳤다. 2교대 생산체제로 되돌리면서 늘어난 물량은 수출용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에 집중됐다.
기업회생절차를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도 6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41.3% 감소한 572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 등 상품성 개선 모델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게 위안이다. 6월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은 전년 동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월 대비로는 25.6% 증가한 2807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이 모델은 아직도 4000여대의 미출고잔량이 남아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한국지엠의 6월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8.6% 감소한 5740대였다. 트레일블레이저가 2671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한국지엠의 6월 내수 실적을 리드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줄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로 공장 가동이 원활치 않았던 5월에 비해서는 99.6%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수출 및 해외 현지 생산 판매는 완성차 5사 모두 호조를 보였다.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34.4% 증가한 28만6002대를 판매했고, 같은 기간 기아도 31.5% 늘어난 20만4312대를 해외 시장에서 팔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발생한 판매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수치상 해외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XM3와 트레일블레이저의 해외 판매가 본격화되며 수출이 크게 늘었다.
르노삼성의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345.3% 증가한 8556대에 달했다. 특히 XM3가 7679대나 선적되며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XM3는 6월부터 유럽 28개국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으며, 유럽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지엠은 6월 2만6876대를 수출하며 전년 동월 대비 27.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6월 한달간 총 1만5145대가 수출돼 전년 동기 대비 267.3% 증가세를 기록했다.
쌍용차도 그동안 공들여온 해외 마케팅이 성과를 보이면서 6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39.1% 증가한 2780대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가 지난 6월 영국 자동차 전문지에서 최고의 픽업에 선정되는 등 호평을 얻고 있는 만큼 영국은 물론 칠레, 호주 등 주요 해외시장 시장으로의 론칭 확대와 함께 적극적인 현지 마케팅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 시장 회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도 수출 물량에 생산을 집중했다"며 "7월에는 반도체 수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개별소비세 감면 연장이라는 호재도 있는 만큼 그동안의 대기수요까지 몰려 내수 판매가 반등할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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