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한때 ‘새정치’의 대표주자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점점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특히 제1야당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반문재인 빅텐트’가 점점 현실화되면서 안 대표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합당 문제가 ‘당명 변경’으로 사실상 논의가 멈춘 상황에서 그나마 안 대표의 버팀목이었던 지지율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양당 합당의 실무를 책임진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3차 실무협상이 끝난 직후인 지난 14일 YTN라디오에서 "당대당 합당이기 때문에 이를 정치적으로 상징하는 의미에서 당명 변경은 필요한 요소로 반드시 해야 된다는 입장이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지금 상황으로서는 (합당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아쉬울게 없다는 분위기다. 당초 합당을 먼저 제안한 것은 안 대표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유력 잠룡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전격 입당으로 ‘빅텐트’의 주도권을 사실상 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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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닥터나우 본사 찾아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청년들'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 방문 간담회'에 앞서 비대면진료를 체험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
국민의힘 관계자는 19일 ‘미디어펜’과 만나 “대선을 앞두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자면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당장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라면서 “우리 당 주자들을 띄울 경선룰 마련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 문제가 우선 사항”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잠룡인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안 대표와 이미지가 겹치는 부분도 고민거리다. 안 대표는 기존의 정치권에 반감을 가진 지지층을 바탕으로 정치를 이어왔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는 이렇다 할 대립각을 세우지 못한 채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그 자리를 꿰찼다.
오히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2012년에 정치에 입문하며 정치인으로 10여 년 살아온 안 대표보다 새정치에 대한 상징성이 강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검찰총장 사퇴 이후 줄곧 야권 내 대권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28일 사퇴 이후 야권인사 가운데 지지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안 대표의 지지율은 흔들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주간 통계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6월 1주차 조사에서 7.5%였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다 7월 1주차 조사에선 6.0%로 떨어졌다. 정당지지율 3위 자리도 열린민주당에 내줬다. (두 조사 모두 전국 만 18세 이상 2519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2.0%.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대표도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진행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6월 4주차 조사에선 2.6%의 지지율(전국 만 18세 이상 2014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2.2%)을 보였지만, 7월 2주차 조사에선 1.7%(전국 만 18세 이상 2036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2.2%)로 지지율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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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취임 인사차 국민의당 안철수 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당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이를 뒤집을만한 ‘명분’을 만들어내느냐다.
권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논하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며 "합당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개방적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지, 변화와 혁신을 담은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지가 안 대표의 지금 역할"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도 “본인이 대선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의 부름’이라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야권의 이슈를 가져간 상황에서 안 대표에게 기회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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