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선두...로슈·화이자도 속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엔데믹(주기적 유행병)에 대응할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정맥주사 치료제만 있는 상황에서 경구용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복약 편의성은 물론 감염병 정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사진=픽사베이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경구용 치료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미국 MSD(머크)다. 이 회사는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몰누피라비르(MK-4482, EIDD-2801)'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머크는 올해 하반기 임상 3상 결과가 나오는 데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진행한 임상 2상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앞서 FDA 승인을 전제로 12억 달러(약 1조3800억원) 규모의 몰누피라비르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방역 당국 역시 개발 중인 경구용 치료제 중 머크사 몰누피라비르를 1순위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슈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 'AT-527'은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바이러스 RNA 중합효소를 차단하는 기전을 갖는다. 로슈는 임상 3상에서 바이러스 노출 후 예방요법제 사용 가능성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결과는 이르면 연말 공개될 전망이다. 로슈는 앞서 경구용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화이자도 경구용 치료제 'PF-07321332' 개발에 한창이다. 화이자는 지난달부터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2·3상 시험에 착수했다. 회사는 이르면 4분기에 연구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PF-07321332는 프로테아제라고 불리는 효소를 억제해 바이러스가 인체 내 세포에서 자기복제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일본 제약사 시오노기도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1상 시험에 착수했다. 머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치료제가 1일 2회씩 약 5일 간 복용하는 반면 시오노기 치료제는 1일 1회씩 5일간 복용하면 되도록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국내 제약사도 전력투구 중이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7일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의 임상 2b 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임상적 증상 개선 기간을 단축하지는 못했지만 호흡기 증상을 가진 50세 이상 경증 환자의 증상을 약 40% 빠르게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열감과 근육통 등 이상반응이 약하게 나타나거나 발생하지 않는 등 안전성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부광약품은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를 경증·중등증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임상 상을 마치고 데이터를 수집, 정리하는 단계에 있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인산염과 알테수네이트 복합제)' 약물재창출을 통한 코로나 경구치료제 개발을 추진했으나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편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사용 중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와 조건부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뿐이다. 두 제품 모두 정맥주사 제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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