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고객 범위·상품군 확대 집중" 수신 "고객 동기부여 집중"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카카오뱅크가 상반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연내 중신용대출을 20%로 끌어올리는 한편,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여·수신 규모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 보다 '범위'에 초점을 둬 고객층을 확대하고 보편적인 금융서비스를 펼친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호영 카뱅 대표이사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전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뱅크가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더 많은 고객이 더 자주 찾게 하는 게 당분간 최우선의 KPI이며, 그러한 목표로 여신을 바라보고 있다"며 "여신의 규모를 늘려서 급속하게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더 많은 고객이 더 자주 찾도록 여신 상품을 다양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와 내년에도 대폭적으로 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대출 확대로 외연을 키우기 보다 고객층 유입에 좀 더 초점을 두는 '보편화'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카뱅의 올해 상반기 여신잔액은 23조 12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 8132억원을 추가 유치했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권 일각에서는 하반기에도 약 3조 5000억원의 대출을 추가 유치할 것이란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증자에 성공하면서 대출이 대폭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윤 대표는 카뱅의 최우선 KPI가 당분간 더 많은 고객이 더 자주 찾도록 하는 것인 만큼, 확보된 자본으로 기존 대출을 늘리기 보다 신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고객에게 금융의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세간의 관심인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이르면 연내 출시할 전망이다. 윤 대표는 "주담대는 올해 말 출시를 생각하고 있고, 늦어도 내년 초에는 출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카뱅은 연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대출을 전체 여신비중의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카뱅은 오는 2023년 말까지 중금리대출을 30%로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윤 대표는 "30%는 3년 내에 목표이며, 올해 말은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금리 대출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계획과 자체 상품 개발계획도 구체화 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 에코시스템에 있는 데이터와 통신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서 CSS를 고도화한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전체 신용대출의 10%를 중금리 실적으로 취급했다. 전체 연체율이 0.20%정도로 양호하다"고 안정성을 강조했다. 

또 프로모션으로 고객을 유입하기 보다 고객 트래픽을 늘려가며 중금리시장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다만 윤 대표는 3분기 실적에 따라 전략을 일부 수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윤 대표는 "중금리는 대부분 걱정하는 것처럼 위험성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6월 이후 취급했었던 실적을 보면서 추후 3분기 실적이 나오면 전략 방향을 수정할 생각도 있다"며 "실적이 어느정도 가시화될 때까지는 현재 방향으로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근 카뱅은 급증한 대출 고객층으로 인해 '무점포 은행'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대출 지연 문제로 콜센터와 상담인력 확충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카뱅은 전월세 보증금 담보대출 한도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화되자 고객층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스폿성 이슈라고 일축했다. 

윤 대표는 "청년전월세 한도가 기존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어나면서 단기간에 많이 유입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다. 한도가 늘면서 7월 일평균 신청자가 전월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며 카카오뱅크는 인력을 채용하면서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수신부문은 거래빈도를 늘릴 수 있도록 '동기부여' 전략을 취할 계획이다. 카뱅의 올해 상반기 수신 잔액은 전년 말 대비 3조 866억원 불어난 26조 6259억원을 기록했다. 저원가성 예금이 56.2%를 차지했다. 

윤 대표는 "(수신은) 많은 고객이 자주 찾는 것이 핵심이다. 자주 트랜잭션(거래)을 일으키게 하는 동기부여를 만드는 것이 수신 쪽의 전략이다"며 "고객 수의 증가에 따라서 수신고가 늘어나는 추세로 앞으로 일정 기간 동안은 여신 증가 규모를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