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금리 인상시기가 현실로 다가왔지만,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는 잠시 주춤한 이후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정책을 중심으로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추가로 실시될 경우 빚투 투자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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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잠시 주춤하는 듯하던 ‘빚투’가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25조 6111억원으로 사상 최대액을 기록했던 신용융자 잔액 규모는 같은 달 24일 24조 5780억원, 25일 24조 4541억원으로 잠시 감소했었다.
이후 8월 26일에 이르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신용융자 잔액이 잠시 감소한 것은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투자자들의 ‘관망세’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인상된 26일 당일부터 신용융자 잔액은 24조 4573억원으로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지난달 27일과 30일 각각 24조 6762억원, 24조 8216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를 굳힌 모습이다.
빚투의 질적 측면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일부 종목에 빚투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달 27일 게임회사 엔씨소프트의 신용공여율은 6.10%에서 같은 달 31일 11.54%로 크게 상승했다.
신용잔고 역시 지난달 27일 714억 6900만원에서 같은 달 30일 1125억 7600만원으로 급증했다. 그런데 이 시기는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급락세를 나타낸 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에 빚을 내서 투자를 감행한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전체에 대한 인상 시그널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 ‘대출’을 멈추지 않은 이유는, 이번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자 부담보다는 투자를 통한 이득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3200선 위에서 움직이다가 2일인 이날 오후 1%대의 하락세를 나타내며 3170선으로 후퇴한 모습이다.
다수 증권사들이 이번 달 신융거래융자 금리를 동결한 점도 빚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하나의 요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이후 은행의 예금금리가 오르면 증권사로 몰렸던 금액의 상당수가 은행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올 수 있다”면서 “이는 주식시장의 유동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빚을 내서 투자한 투자자들의 이자부담까지 더해진다면 주식시장 전체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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