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31호 신약 '렉라자' 대표 사례로 꼽혀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외부 바이오 벤처 등에 투자하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를 적극적으로 늘리면서 이에 따른 성과도 거둬들이고 있다.

   
▲ 종근당 효종연구소 연구원. /사진=종근당.


13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개방형 혁신 투자를 통해 결실을 맺었다. 미국 바이오벤처 카라테라퓨틱스 요독성 소양증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이다. 종근당은 이번 승인에 따라 국내 승인 및 독점 판매를 맡게 된다. 

종근당은 카라테라퓨틱스 이 외에도 프랑스 오에스이뮤노테라퓨틱스(OSE immunotherapeutics), 네오백스(Neovacs) 등 총 4개 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 중이다. 이들 중 가장 개발 단계가 빠른 곳은 오에스이뮤노테라퓨틱스로 현재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혹은 3차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국산 31호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도 개방형 혁신의 대표적 사례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전임상 직전 단계인 렉라자를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기술도입했다. 이후 비임상부터 원료 및 완제 시험약 개발, 임상 1·2상 등을 진행해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계열사 한올바이오파마와 최근 미국 신약개발회사 알로플렉스에 약 12억원의 공동 투자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파킨슨병 신약후보물질을 연구하는 미국 뉴론에 투자해 지분을 인수하고 우선협상권리를 확보하기도 했다.

각 기업에서 개방형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혁신 신약 발굴에 보다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각 회사마다 특성화된 연구개발 분야가 있는데 개방형 혁신을 통해 부족한 재원을 충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의 판권을 미리 확보해 회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반면 후보물질 개발 도중 실패하는 경우도 있어 충분한 검토 후 개방형 혁신 및 투자, 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개방형 혁신 사례는 매년 증가세다. 한국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기술 이전 사례는 2019년 36건에서 2020년 105건, 2021년 1분기 85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 중 바이오신약이 58건(45.7%)으로 절반 가까이 된다. 이어 합성신약(34건, 26.8%), 기타 신약(21건, 16.5%) 순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 기업과 바이오벤처, 그리고 외자 기업 간 활발한 개방형 혁신으로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으로 분석된다"며 "혁신 신약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는 만큼 개방형 혁신은 가속화 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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