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제2의 게놈으로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사업에 너도나도 진출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미생물 군집을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유전정보를 의미하는 유전체(Genome)의 합성어로 장내 미생물군 자체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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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
1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자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이전 천랩)를 출범하고 마이크로바이옴에 기반한 신약 개발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월까지 천랩과 신약 개발을 위한 협력 관계였으나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유망성이 높다고 판단해 최근 회사를 인수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5년까지 미생물 생명정보 플랫폼을 기반으로 마이크로바이옴 파이프라인 10개과 기술수출 2건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20년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 기업 메디오젠에 400억원을 투자해 지분 30%를 확보했다. 같은해 LG화학은 지놈앤컴퍼니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항암 신약 후보물질 'GEN-001'의 국내·동아시아 지역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자회사 리스트바이오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리스트바이오는 최근 3100만 달러를 투자 받았으며 해당 자금을 미국 현지 CDMO 공장 건설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쎌바이오텍은 1995년 유산균 브랜드 듀오락으로 시작해 현재 단백질 합성 유산균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기업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앞선 곳은 세레스 테라퓨틱스로,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디피실리 감염 치료제는 현재 임상 3상 시험을 마친 상태다.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앤드존슨는 2015년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를 설립하고 폐암과 당뇨병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화이자도 비만 및 대사 장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에 한창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면역항암제 효능을 높이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다케다는 염증성 장 질환과 크론병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이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이유는 높은 시장성 때문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9년 811억 달러(약 97조원)에서 연평균 7.6%로 성장해 2023년 약 1087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은 시중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기반으로 개발, 상용화된 의약품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효능을 인정 받고 출시만 된다면 시장을 우선 선점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가 아직까지 없는 상황으로 높은 시장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 미생물군 자체를 의미한다.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유산균 제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도 마이크로바이옴의 기술 중 하나다.
인간 게놈보다 수백 배 이상의 유전자를 가진 마이크로바이옴은 최근 유전체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분석 연구가 가능하게 됐다. 특히 신진대사, 소화능력, 질병 관리체계, 면역력 등 인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면서 차세대 게놈이라고 불리고 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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