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윤석열 당선인이 새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경제·안보' 전문가인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한 총리 후보자가 경제·외교·통상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과거 보수·진보 정부에서의 풍부한 행정 경험으로 내각을 이끌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 총리 후보자가 호남 출신에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대통령 경제수석을,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등 진보 정권 주요 인사였다는 점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등도 고려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그는 “한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분”이라며 “경제·통상·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륜을 쌓은 분”이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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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당선자가 4월3일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첫 신임 국무총리로 한덕수 전 총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BS 방송화면 촬영 |
그러면서 "새 정부는 대내외적 엄중한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아야 하고,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된 '경제안보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 나아가야 한다"며 "한 총리 후보자는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는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경제, 외교, 안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한 후보자가 '경제'와 '안보'는 하나라는 윤 당선인의 정책 기조에 맞게 국정을 운영해 갈 수 있는 최적의 인물임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경제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만큼 '경제 전문가'로 불리는 한 후보자를 중심으로 '경제문제'를 돌파하려는 윤 당선인의 의지도 엿볼 수 있다.
한 총리 후보자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뛰어난 외교 안보 전문가이기도 하다.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을,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를 지냈다. 국무총리 재임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의 기반을 조성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미 대사를 역임하는 등 보수와 진보 정부를 가리지 않고 중용됐다.
더불어민주당 172석이라는 압도적 과반을 차지하는 불리한 정치적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협치와 통합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인 한 후보를 통해 '여소야대'의 불리한 정국을 타개하려는 윤 당선인의 의지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초대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면 새 정부 초반부터 국정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만큼 인사 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 인물을 고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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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의 첫 신임 국무총리로 내정된 한덕수 전 총리가 4월3일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SBS 방송화면 촬영 |
총리 후보에 대한 임명 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172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협조 없다면 불가능한 상황이다. 윤 당선인이 호남 출신에 참여정부 마지막 총리를 지냈던 한덕수 전 총리를 새 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 임명한 이유다.
윤 당선인이 조만간 총리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민주당은 벌써부터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저희는 호남출신이다 또는 과거에 전 민주당 정부에서 일을 하신 분이다 이것이 전혀 고려 요소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둘러싼 대내외적 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이 매우 엄중한 때에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큰 짐을 지게 돼서 한편으로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매우 무겁고 또 큰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한 한 총리 후보자는 첫 출근 한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오랜만에 공식적으로 사무실에 출근을 하게 됐다. 곧 있을 청문회를 성실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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