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방역 규제 폐지 수순과 맞물려 항공 관리 당국이 국적 항공사들에 신규 노선을 배분했다. 이에 대비해 항공사들도 새 비행기를 들여오는 등의 대비를 하고 있으나 에어로케이항공(Aero K)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어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지난달 14일 개최해 국적 항공사들에게 10개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배분했다.
이에 따라 '황금 노선'으로 통하는 인천-몽골 울란바타르 노선에는 기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외에도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각각 주 4회·3회 다닐 수 있게 됐다. 이 외 밀라노·로마(화물)와 뉴질랜드(여객·화물) 노선에 대한항공이 주 2회씩 다니게 된 것 외에는 모두 LCC 내지는 화물 전문 항공사 에어인천의 몫으로 돌아갔다.
특히 플라이강원은 양양-청두 간 여객 노선에 주 2회, 에어프레미아는 독일로의 항공편을 주 5회 띄울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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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이강원 B737-800./플라이강원 제공 |
이와 관련, 플라이강원은 태스크 포스(TF)를 조직해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와 A330-200을 오는 7월 중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까지 7대를 들여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플라이강원의 주문 사양은 비즈니스 18석과 이코노미 242석 등 총 260석으로 구성돼 있고, 최대 항속 거리는 1만3450km에 달한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3월 항공 화물 자회사 '플라이강원 카고'를 출범시키기도 해 관련 사업 진출 의사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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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프레미아 B787-9./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
에어프레미아 역시 에어 리스 코퍼레이션(Air Lease Corporation)으로부터 중장거리 여객기인 B787-9 드림라이너를 도입했다. 이 기종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56석과 이코노미 253석을 포함, 총 309명을 태울 수 있고, 최대 항속 거리는 1만5000km 이상이다. 아직까지는 1대이나, 5년 내로 리스기를 10대까지 늘려 기단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에어프레미아는 김포-제주 노선에 지난해 시범 운영 차원에서 8월부터 3개월 간 취항한 바 있고, 10월부터 국제선 준비에 착수해 현재는 싱가프로와 베트남 호찌민, 태국 방콕, 키르기스스탄 등에는 화물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이사회를 통해 주주배정 방식으로 58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우선 1차 청약에서 290억원을 끌어모으는 데에 성공해 재무 구조 개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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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로케이항공 A320-200./사진=에어로케이항공 제공 |
한편 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와 '항공 사업 면허 동기'인 에어로케이는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다. 신 기재 도입과 운수권 확보에 관한 이야기가 전혀 들리지 않아서다.
당초 에어로케이는 올해 초까지 3대를 들여온다는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A320-200 1대만 보유한 상태다. 추가 기재 도입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투자금이 아직 다 들어오지 않아서라는 게 에어로케이 측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에어로케이는 수백억원 수준의 투자금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어로케이 측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이달 말까지 100억원 가량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 안으로 3대까지 기재를 늘려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에어로케이는 보유 항공기가 1대 밖에 없어 사고 발생 시 대처 능력이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12월 엔진 결함으로 제주항공과 협의해 청주-제주 노선에 임시편을 투입했고, 대한항공·진에어를 통해서도 대체기를 띄운 적이 있다. 이 같은 요인은 수익성과 직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에어로케이 입장에서는 보유 기재 확보가 시급한 문제일 수 밖에 없다.
현재 에어로케이는 청주-제주 노선에 왕복 3회 운항 중이고, 이 노선 외에는 보유한 운수권이 없다. 마찬가지로 청주국제공항을 허브로 삼는 이스타항공은 최근 항심위로부터 청주-마닐라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주당 760석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배분 받았다.
타 항공사들이 이처럼 새 노선을 받고 있는 만큼 에어로케이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청주-마닐라 노선은 적자가 예상돼 신청 조차 안 했다"고 답변했다.
에어로케이가 중점을 두고 여객편을 띄우고자 하는 노선은 일본·대만·중국 등 항공 자유화 협약이 체결된 곳들이다. 보유 기재가 넉넉하면 항심위 심의를 받을 필요가 없이 바로 여객편을 띄우면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각국 관계 당국이 국경 개방을 하지 않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게 에어로케이 측 전언이다.
한편 국토부 등 항공 관계 기관은 올해 국제선 수요를 2019년 대비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나 항공업계는 여전히 경영난을 겪고 있다. 본격적인 항공 여객 회복세는 3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