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특화설계 24가구 중 23가구 미달…'준공 후 미분양' 우려도
최고 21억원 '고분양가' 부담…'계단·복층 유리 난간' 안전성 논란
[미디어펜=이다빈 기자]한신공영이 야심차게 내놓은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 '2층집'이 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해당 '2층집' 특화설계 물량은 1순위 청약에서 단 1건의 접수를 받는데 그치며 대규모 미달 사태로 이어졌다.

한신공영의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높은 분양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2층 설계에 적용된 계단 난간과 복층 난간이 모두 통유리로 마감되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 163~230㎡ 타입 1순위 청약 결과, 총 24가구 중 단 1건만 접수를 받는데 그쳤다./사진=청약홈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는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전체 7개 타입 중 84㎡A·B 타입을 제외한 나머지 5개 타입에서 모두 미달이 발생했다.

광주광역시 동구에 들어서는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는 지하 4층~지상 25층, 2개 동, 총 9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84㎡A 20가구 △84㎡B 20가구 △107㎡ 35가구 △163㎡A 11가구 △163㎡B 11가구 △226㎡P 1가구 △230㎡P 1가구 등이 공급됐다. 시행은 KB부동산신탁이 맡았다.

일반 분양 83가구 중 54%에 해당하는 45가구가 미달됐다. 107㎡ 22가구, 163㎡A 10가구, 163㎡B 11가구, 226㎡ 1가구, 230㎡ 1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84㎡A·B 타입은 마감에 성공했지만 이마저도 각각 1.25대 1, 1.67대 1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개 동으로 구성된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는 각 동 최상층에 위치한 펜트하우스 2가구(226㎡P, 230㎡P) 외에도 163㎡A와 163㎡B 타입이 '1세대-2층집'으로 설계됐다.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에서 최상층 펜트하우스를 포함해 2층으로 구성된 세대는 총 24가구다. 해당 '2층집' 물량 중 163㎡A에서 단 1건의 통장만 접수됐다.

'2층집' 특화설계를 앞세운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받은 첫번째 이유는 다소 부담스러운 분양가다.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의 타입별 분양가는 △84㎡A 7억190만~6억6610만원 △84㎡B 7억100만~7억6500만원 △107㎡ 9억4761만~9억8409만원 △163㎡A 13억3899만~15억1799만원 △163㎡B 14억5173만~15억1799만원 △226㎡P 20억9517만원 △230㎡P 21억1963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최근에 광주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84㎡ 분양가와 비교해도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의 분양가가 2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 3월 청약 접수를 받은 '광주 화정 골드클래스 2차' 84㎡의 분양가는 4억7670만~5억4120만원에 책정됐다. 같은 달 분양한 광주 '첨단 프라임시티 서희 스타힐스' 84㎡의 분양가도 4억7000만~4억8410만원 수준이다.

특히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의 163㎡ 이상 이른 바 '2층집'의 경우 인근 비슷한 규모 단지들의 시세보다 4억원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9월 입주한 '광주그랜드센트럴'의 163㎡는 올해 3월 9억2000만원에 실거래 됐다. 또 오는 7월 입주를 앞둔 '금남로유탑유블레스원시티'의 175㎡ 입주권은 6억원 중반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한신공영의 시공능력평가순위는 지난해 기준 20위에 불과하다"며 "시공사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분양가를 너무 높게 책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평형 수요 자체가 부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광주광역시에 공급된 14개 단지 중 펜트하우스를 따로 공급한 단지는 2개 뿐이다. 이 중 2층으로 구성된 펜트하우스를 공급한 단지는 한 곳도 없다.

보광종합건설은 지난 1월 '광주 방림 골드클래스'에서 219㎡ 규모 펜트하우스 2가구를 공급했다. 현대건설도 지난해 12월 분양한 '라펜트 힐'에 244㎡ 규모 펜트하우스 2가구를 포함시켰다.

광주 방림 골드클래스의 219㎡ 팬트하우스는 2가구 공급에 1대 1의 경쟁률로 간신히 마감에 성공했다. 함께 공급한 다른 3개 타입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라펜트힐의 경우 244㎡A는 1가구 공급에 1순위 해당지역에서는 1건도 접수되지 않았고 기타지역에서 1대 1의 경쟁률로 주인을 찾았다. 244㎡B의 청약경쟁률도 2대 1에 그쳤다.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의 청약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50대 직장인 A씨는 "발코니 확장비와 유상옵션 비용까지 고려하면 서울 강남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에서 나올 분양가"라며 "투자 목적이라면 수도권 주요 지역의 분양단지를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고, 실거주 측면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 '2층집' 세대 내부 난간이 유리로 마감돼 안정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163㎡A 타입 계단 난간과 복층 난간./사진=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 분양 홈페이지


일각에서는 한신공영의 무리한 고급화 전략이 오히려 실수요자들이 청약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2층으로 설계된 세대 내부의 계단 난간과 복층 난간은 모두 유리로 마감돼 자칫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입주자모집공고문에서도 유리 난간의 안전성을 위한 추가 옵션 등은 확인할 수 없다. 어린 자녀나 거동이 불편한 가족 구성원을 둔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유리 난간과 관련해 한신공영 분양 관계자는 "(실내 난간은) 10T 강화유리 시공으로 초등학교 6학년 남아가 부딪혀도 전혀 이상 없는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B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보통 세대 내부 유리 난간은 '안전접합유리'나 '강화유리'로 시공되는데 지난해 가구업체 이케아(IKEA)의 강화유리 수납장 도어 폭발 사고도 있었고 강화유리도 제작과정에 불순물이 들어가거나 충격이 누적되면 얼마든지 깨질 수 있다"며 "강화유리 특성상 깨지더라도 조각들이 서로 붙어 있는 구조로 비교적 날카롭지 않다고 하지만 눈으로 들어가거나 하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설계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파손으로 인한 사고 등은 입주자 과실로 처리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