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전대) 4인(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가나다순))의 당권 주자들의 마지막 TV 토론회가 3일 열린 가운데, 이날도 후보들 간 네거티브 전은 치열했다. 안철수 당 대표 후보는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의 과거 문제 발언 등을 거론하며 공세를 폈고 김 후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적극 반박에 나서면서 불꽃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또한 나경원 전 의원의 전대 불출마 과정에 대한 논쟁도 이어졌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채널A에서 주최한 제4차 방송 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총선을 지휘하겠다고 해놓고 여러 가지 부적절한 발언을 한두 개 한 것이 아니다"라며 "(김 후보는) 제가 당선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당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대통령과 공천을 상의하겠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이 이 문제로 징역 2년은 선고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정치인이 부패해도 공천을 받지만 음주운전은 안된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했다"라며 "이건 중도층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여러 발언을 쏟아냈다. 1년 남은 총선을 어떻게 지휘하겠냐"라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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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 안철수, 황교안, 김기현, 천하람이 3월 2일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앞서 김 후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공천의 도덕성의 구체적 기준을 묻는 질문에 "도덕성 하면 음주운전을 떠올리는데 도덕성이라고 하면 성범죄나 강도 등 강력범죄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라며 "정치인이 부패해도 공천을 받는데 음주운전이 안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도덕성을 이야기하면 음주운전을 대표적으로 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왜 그렇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나. 언제 음주운전을 해도 된다고 했나. 더 심각한 범죄는 성범죄라고 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왜곡하면 안된다. 정확한 워딩을 보라.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라고 맞섰다.
또한 "언제 대통령과 공천을 상의한다고 했나, 의견을 듣는다고 했다"라며 "안 후보가 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탄핵 당할 수 있냐고 언제 그랬나, 과거와 미래 권력이 부딪혔을 때 탄핵을 겪은 아픔이 있어 그 아픔을 되새겨야지 당이 안정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의 반박에 안 후보는 "인터넷을 찾아보면 이런 언론 보도들이 다 나오고 있다"라며 "이렇게 위험한 발언을 반복하는 불안한 후보로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왜곡해서 말씀을 한다"며 "글자를 읽을 줄 모르시냐. 이렇게 거짓말을 한다"라고 받아쳤다.
안 후보는 김 후보가 총선 지휘를 축구감독에 비유하며 대통령과 공천을 상의하겠다고 한 것을 재차 지적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시절 광주시장 밀실 공천 사건을 언급하면서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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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김기현 안철수와 나경원 전 의원이 2월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김 후보는 "(안 후보가) 선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측근 밀실 공천, 낙하산 공천으로 선거를 완전히 망쳤다"라며 "이렇게 실력없는 사람이 내세우고 측근 밀실 공천을 했던 분이 거꾸로 말하니 황당하다. 큰 무대 경험에 다 실패했다. 수도권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하지만 2명 밖에 당선이 안됐다"고 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저는 삼김(三金·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래 가장 큰 정당을 만든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한테 이런 말을 하면 안된다"라고 했다.
두 사람은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과정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안 후보는 나 전 의원이 친윤(친윤석열) 그룹과의 갈등 끝에 전당대회에 불출마한 것과 관련해 "50명의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린 예가 있었는가"라며 "나 전 의원은 학폭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학폭(학교폭력)처럼 집단 괴롭힘을 할 때 가만히 있다가, 급하게 불러서 사진 찍는 것이 무슨 연대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나 전 의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반박했다.
한편 '친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는 '친윤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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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월 2일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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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월 2일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천 후보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주인공 '엄석대'를 놓고 이날 김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비유한데 대해 "그런 식으로 현실을 왜곡하나.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해석을 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심을 제일 많이 끌어들인 게 김 후보 아닌가", "윤 대통령과 협조하겠다는 것을 상표권으로 등록해서, 그 상표권이 김 후보에게만 있나"라고 공세를 폈다.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의 '울산 KTX 땅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황 후보는 "김 후보가 1998년 IMF 때 문제의 울산 땅을 A씨로부터 샀고, 산북면 일대 토지의 차명 부동산 사건을 의뢰한 사람도 A씨다. A씨가 도대체 누군지 말씀해달라"라며 김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에 김 후보는 "황 후보는 하실 말씀이 그것밖에 없나 보다. 이번 전대에 흙탕물을 일으키려고 나오신 것인지 질문하고 싶다"라고 맞섰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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