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긴급기자회견...안 "범법 행위" vs 김 "논리비약"
안 "대통령실 전대 개입, 공천에 개입할 수 있음 보여줘"
천하람 "필요하면 법적 조치 검토"...황교안 "사퇴하라"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대통령실의 국민의힘 3.8전당대회 개입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지난 4일에 이어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6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성격의 홍보물을 카카오톡 단체 채딩방에 전파했다는 녹취록이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다. 

안철수 당대표 후보는 대통령실 행정관들의 김 후보 지지 선거운동 개입 의혹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며 "대통령실은 오늘 중으로 그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적인 조치가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천하람·황교안 당대표 후보들도 대통령실 전대 개입 의혹에 대해 '법적 조치'와 '후보 사퇴'를 촉구하면서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반면 논란의 당사자인 김 후보는 "논리비약"이라고 일축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이 당 대표 경선에 개입한 정확히 발견됐다"라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헌법 제7조에 따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중대한 범법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1주년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앞서 지난 4일 경향신문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이 속한 복수의 수십명 규모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김 후보를 지지하고 안 후보를 비방하는 홍보물이 공유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날 추가 보도를 통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성격의 홍보물을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전파해달라고 당원에게 요청한 것으로 보이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안 후보는 "전직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천 개입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실형 2년을 선고받았던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대단히 아픈 상처로 각인돼 있다"라며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이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당내 경선에 개입한 일이 발생한 것이기에,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개입한다면 내년 공천에서도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또 다시 범법이 발생하고 공천 파동이 재연된다면 도대체 어떻게 감당하겠나. 오늘의 문제 제기는 이것을 미연에 막기 위함이고, 대통령께 누를 끼치는 행위를 막아내기 위함이기도 하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누구의 지시였는지, 어떤 사람들이 몇 명이나 어떻게 가담했는지, 이들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국민들께 다음의 사항에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며 "대통령실은 대통령실 행정관이 전당대회에 개입한 사실이 명확히 드러남에 따라 오늘 중으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적이 조치가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후보 측 김영우 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 이후 '캠프 측에서 직접적으로 수사 의뢰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느 후보 캠프든지 대통령실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하는 것을 선뜻 하고 싶겠느냐"면서도 "대통령실에서 벌인 특정 후보 지지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없이 많은 우리 당내 선거와 지선 등이 있을텐데 대통령실 직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sns에 글을 올리고 당원들한테 투표를 독려하고 이래도 되겠나. 근데 이게 아무런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에 근무할 자격이 없다"라고도 지적했다.

천하람 후보 역시 BBS라디오에 출연해 "(해당 의혹은) 우리 공직선거법상 징역형까지 가능한 범죄"라며 "김 후보가 쉽게 얘기하면 대통령실로 하여금 범죄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밀어넣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저희 캠프 차원에서도 법적 검토에 들어가 있고, 저도 변호사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법적 검토해서 필요한 조치 있다면 적극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김기현 안철수가 2월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황교안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책임은 이사람 저사람 끌어들여서 무리하게 추진한 김기현 후보에게 있다.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날 것"이라며 "진심으로 나라와 당과 대통령을 위한다면 김기현 후보는 지금 당장 사퇴하십시오"라고 했다. 

반면 논란의 당사자인 김 후보는 "논리비약"이라며 반발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 나와 "공무원이라 하더라도 단톡방에 참여하는 것 자체는 허용돼 있는 것"이라며 "공무원이 단톡방에 참여했는데 거기에 누가 글을 올렸다는 것 때문에 글을 올린 사람의 글 내용에 대해서 단톡방 참여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건 조금 지나치게 논리비약인 것 같다"라고 일축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